베토벤은 작곡가 이전에 피아니스트였다. 바이올린을 연주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그다지 자주 연주하진 않았다고. 가장 사랑한 악기는 피아노였다. 그런 그에게 피아노 소나타는 가장 소중한 장르였다. 작곡 중심에는 언제나 피아노가 있었다. 이는 당연하고도 중요한 사실이다.
그는 피아노 소나타에 자신의 인생과 감정을 섬세하게 새겨 넣었다. 누군가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으면 일기를 보듯이, 베토벤의 진솔한 내면을 보고 싶다면 피아노 소나타를 들어 보라. 여기에 베토벤이 살아 숨쉰다.
피아노 소나타 1, 2, 3번은 베토벤의 자기 선언이다. 나를 주목하라고 외친다. 자신의 피아노 연주 솜씨를 뽑내기 위해 작곡했다. 당당한 세련미로 탄탄하게 구성했다. 기계 톱니 바퀴가 척척 맞물려 돌아가듯 들린다. 정교하게 조립했다. 작품 번호 2번에서 벌써 장인의 경지에 도달했다.
특히, 3번 1악장이 피아니스트한테 인기다. 기교를 화려하게 뽐낼 수 있기에 그렇다. 따라라 따라라로 당당하게 시작해서 라라라로 부드럽고 빠르게 이어지는 음의 연속이 듣는 이의 귀를 빨아들인다. 마무리 부분인 코다가 크고 환상적이라 1악장이 끝나면 청중이 박수를 친다. 아직 곡 전체가 끝난 게 아닌데도 말이다. 그만큼 화려하고 멋지다. 베토벤 피아노 음악의 눈부신 보석이다.
각 곡은 20분 전후다. 세 곡을 순서대로 계속 들어야 곡의 절묘한 구성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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