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은 작품 5번을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에게 헌정했다.
왕의 첼로 연주 솜씨가 괜찮았다나. 작곡가는 왕을 만족시키면서 자신의 피아노 연주 솜씨를 뽐내고 싶었다. 결과는? 딱히 상금을 받거나 칭찬을 크게 듣진 못했다. 궁정에 머물라는 혜택 정도를 받았다고. 당시 문화를 잘 모르겠지만, 그 정도도 꽤 후한 사례였던 듯하다. 궁 안에 머문다는 일이 평민으로서는 드물었다니까.
앞서 작곡한 곡과 달리, 강렬함을 줄이고 부드러움을 넓혔다. 왕한테 심각한 곡을 바치기는 어려웠으리라.
그래도 역시 베토벤이라서 약한 긴장감을 더했다. 밝고 화사하면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 상쾌하게 곡을 전개한다. 이런 긴장된 상쾌함은 나중에 교향곡 1번 4악장에서 놀랍도록 발전한다. 차분하고 여유롭고 풍부한 응답식 전개다. 이는 날카로운 대립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는 곡으로 발전하는데, '크로이처 소나타'가 그 정점이다.
첼로 소나타 1번과 2번 모두 느린 악장이 없다. 대신 느리고 짧은 아다지오 서주를 넣었다. 빠른 곡을 협연하기 전에 가벼운 몸풀기랄까. 특히, 2번의 서주가 아름답다. 세련되고 우아하다.
두 곡 모두 빠르고 긴 2악장으로 구성했다. 소나타 형식으로 안정적이고 평온하게 진행한다. 2번 2악장이 멋지다. 단아하고 깔끔하고 상냥하다.
독특하게도, 첼로를 가볍게 표현했다. 첼로는 대체로 심각하고 무겁고 깊다. 이런 첼로의 느낌을 상쇄시키고 아예 반대로 만들어 버린 힘은 빠르고 경쾌한 피아노에 있다. 무거운 첼로를 피아노가 가볍게 올려준다. 단조인 2번마저 발랄하다. 첼로 소나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피아노의 트릴이 화려하다.
두 악기의 대등한 긴장감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연주 시간은 각각 23분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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