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Bach's Goldberg Variations - Jacques Loussier Trio 연주/TELARC |
대개들 바흐에 대한 평은 간결한 엄격함이다. 바흐의 즉흥성에 중점을 둔 감상이나 연주는 드물다.
자크 루시에 트리오는 골트베르크 변주곡에 흐르는 즉흥성을 잘 잡아 살렸다. 연주는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당신의 귀와 머릿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날카롭고 정밀한 느낌은 누그러뜨려서, 거의 못 느낀다.
음악 연주란 해석이다. 작곡가의 의도대로 정확히 따라 연주하는 것이 바르긴 하지만, 과연 그게 자연스러운가는 별개의 문제다. 클래식 명곡을 재즈 스타일로 바꾼다? 이는 유쾌하면서도 위험한 일이다.
중요한 건 변형의 결과다. 골트베르크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곡을 30가지 형식으로 변형한다. 이 점이 연주자들한테 도전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해 보고 싶고, 하고 나면 성취감이 높다. 연주도 편곡도 까다롭지만, 음악의 쾌락이 워낙 넘치기에 그런 고통 따윈 아무렇지도 않다. 연주하는 순간의 황홀감에 취해 어려움을 잊는다.
바흐의 세련미는 여전히 현대적이다. 간결한 표현의 맛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들다. 머리에 착 달라붙어서 안 떨어진다. 언제든 또 다시 듣고 싶다.
바흐의 서정성은 커피향처럼 풍부하고 감미롭다. 재즈로 녹여서 마셔도 그 깊고 진한 맛은 여전하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자크 루시에 트리오를 택하라. 세 명이 주고받는 즉흥적인 감흥은 같이 가볍게 춤을 추는 기분이다. 다정한 쉼표처럼 친숙하게 들린다.
'음악 > 바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모나 디너스틴, 골트베르크 변주곡 - 맑고 밝은 터치 (0) | 2011.10.01 |
---|---|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글렌 굴드 연주 55년 녹음 - 독창적 아름다움 (0) | 2011.09.05 |
엘렌 그리모의 바흐 샤콘느 연주 - 초연한 관조 (0) | 2011.07.27 |
글렌 굴드 골드베르크 변주곡 DVD 1981년 녹음 영상물 - 눈으로 보는, 글렌 굴드의 광기 (0) | 2011.06.20 |
피터-얀 벨더의 바흐 평균율 연주 - 하프시코드의 화사한 장식음 (1) | 2011.06.09 |
바흐 관현악 모음곡 BWV 1066~1069 : 에어와 바디느리 (0) | 2011.04.05 |
BWV - 자동차야? (0) | 2011.04.01 |
마우리치오 폴리니 연주, 바흐 평균율 1권 - 따사로운 바흐 (0) | 2011.03.25 |
니콜라예바 연주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 완만한 곡선처럼 흐르는 풍요로움 (0) | 2011.03.22 |
[타티아나 니콜라예바 연주 -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장중하고도 부드러운 긴장감 (0) | 2011.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