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 타티아나 니콜라예바 (Tatiana Nikolayeva) 연주/하이페리온 (Hyperion) |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연주 시간은 대체로 한 시간 안팎이다. 예외가 두 사람 있다. 굴드와 니콜라예바. 글렌 굴드는 38분만에 광속으로 연주했다. 반대로 타티아나 니콜라예바는 연주 시간이 길다. 80분이다.
빠른 연주와 느린 연주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느린 연주는 충실하게 세세함을 나타내야 하고 빠른 연주는 생략으로 곡의 핵심을 찍어야 한다. 둘 다 만만치 않다.
풍성하고 여유로움이 넘치는 가운데 곡은 완만한 곡선처럼 흐른다. 성격이 급한 나로서는 이런 느긋한 연주가 어색했다. 이렇게 느리게 곡이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다른 차원의 세상에서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당혹스러움이랄까.
연주자는 긴 호흡으로 자연스럽게 음을 이어간다. 마치 멈춘 듯하지만 여전히 가고 있음을 보인다. 자신이 느린 것이 아니라 당신이 지나치게 빠르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래 내가 빨랐구나! 연주를 들을면서 나는 그렇게 설득당하고 있었다.
느리지만 경쾌한 발랄함이 음과 음 사이에 살아숨쉰다. 니콜라예바의 따스한 명확함이 바흐의 감수성과 논리성을 둘 다 잘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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