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135번 현악사중주 16번 F장조의 4악장 서주는 강렬한 고통을 표현한다. 작곡자 자신이 죽음을 예견했던 모양이다. 1, 2, 3악장은 자유로움이 넘친다. 영혼이 너훌거린다. 4악장에 자신의 마지막 숨결을 작품에 불어 넣고 홀가분하게 떠나는 모습이다. 그의 나이 오십칠 세였다.
작품 1-1번은 스물다섯 살 때 발표한 곡이다. 파릇파릇하다. 생기가 넘친다. 봄이다. 피아노삼중주.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돌아가면서 경쾌하게 노래한다. 젊다. 고통이 뭔지 모른다. 자신감이 넘친다.
만약 베토벤이 고통 없는 세월을 보냈으면 어땠을까. 고통의 핏자국이 선명하게 들어나는 곡들은 나오지 않았으리라. 베토벤은 투쟁하는 인간을 표현하는 데 몰두했다. 아프고 괴롭지만 결국에는 극복해내는 의지가 넘치는 인간상. 뭔가를 소중히 지키기 위해서는 싸워야 한다.
사랑한다면 고통을 끌어안고 전진해야 한다. 그렇게, 베토벤의 마지막 곡이 단호하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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