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화는 언급할 필요가 있네요.
주인공 덱스터는 자아가 없어요. 아시죠들? 몰랐다면 다시 강조해 드릴게요. "텍스터는 자아가 없어요." 그래서 타인의 자아를 자신의 자아로 받아들여서 행동합니다.
물론 사회적 자아, 그러니까 홀아비이자 아들 하나 있는 아버지이며 오빠이고 혈흔 수사관이라는 역할 행동에도 충실하죠. 사회적 자아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그보다 더 내밀한 자아, 더 본질적인 자아는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지거나 만들어냅니다. 제가 말하려는 건 이쪽이에요.
이미 죽은 사람인 아버지와 형이 이번 회에 번갈아 나옵니다.
규칙을 만들고 스스로 통제하는 자아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본능을 만족시키고 해방감을 누리려는 자아는 형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간단히 볼까요.
살인 자아 = 형
윤리 자아 = 아버지
우리는 살면서 형성되고 형성하는 자아, 그러니까 내가 '나'라는 생각은 주변 사람들, 책이나 영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사람으로부터 받는 영향이 크죠. 그래서 독학보다는 도제를 권하는 것 같아요. 단순히 기술이라면 혼자서 해도 되지만, 인격적 영향은 아무래도 스승이 있어야 하죠. 책, 음반, 영상은 인격적 모습이 담겨 있는 자극이죠.
그냥 곁에 있거나 체험했다고 바로 그 자아를 받아들이는 건 아니예요. 게다가 반발로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한테 학대를 받았던 사람은 자기 자식한테는 절대로 학대하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자아의 승인 여부는 자유의지 문제와 연결됩니다. 스스로 자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자유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스스로 자아를 선택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운명론,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유의지는 없다고 여기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삶이 참 알 수 없는 겁니다.
덱스트 시즌 6 에피소드 7은 로드 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억눌렀던 본능(살인, 섹스, 폭력)을 불러들이고 만끽하죠. 자신처럼 살인 본능에 잡혀있는 타인을 만납니다. 결국 자신의 자아죠. 여기서 선택의 자유에 직면합니다. 자신에게 본질적 질문을 하면서 궁극적 결정을 합니다.
자아는 물질적인 게 아니라서 죽일 수 없습니다. 용서는 분노하는 자아를 억제하는 게 인정한 후 내 머릿속 생각에서 사라지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눈감고 아웅하는 것은 기만이지 용서가 아닌 겁니다.
용서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직면하고 결정하고 결행하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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