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남자들만의 세계에 여자 형사가 고전분투한다는 설정의 드라마를 연이어 보고 있다. Prime Suspect는 세 번째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현실감이 전혀 없는 코미디물이었고, '스트로베리 나이트'는 사연 많은 드라마였다.

이번 '프라임 서스펙트'는 현실적으로 그린 진짜배기 '형사물'이다. 형사들의 활동이 과장 없이 그려져 있다. 주인공의 일상도 많이 나온다. 담배를 독하게 끊으려는 중이다.

실력은 있으나 내내 왕따만 당하고 사건을 못 맡고 있는 강력반 소속 여자 형사 제인은 남자들만의 동아리 의식을 이끌던 한 남자 형사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해서야 비로소 기회를 잡는다.

여성 동료에 대한 남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그의 실력에 감동해서 잘 협조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섹스해서 승진했다느니 하는 험담만 하는 새끼도 있다.

주인공 여자 형사는 목격자와 용의자의 입장을 생각해서 듣고 대화해서 사건의 정황을 더 정확하게 더 깊게 들어간다. 셜록 홈즈식 잘난 척도 없고 아주 차근차근 사건의 진실에 접근한다. 상식적 차원에서 접근한다. 남자 형사들은 대개 막무가내 밀어붙이기식 수사다. 자기 생각만 강요한다.

순식간에 멋지게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다. 1화를 보면 범인과의 몸싸움에서 흠씬 얻어맞는다. 발차기 몇 번에 주인공이 짜잔 범인 체포하지 못한다. 반전도 없다. 드라마를 자제하는 드라마? 놀랐다. 중요한 점만 살짝살짝 강조한다. 아, 이렇게 해도 멋지구나! 성실하게 이야기해서 감동을 준다.

이야기를 쓰려 말고 진심을 말하라. 글을 쓰려 말고 진실에 접근해라.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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