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데미지 Damages 시즌 1 포스트모던 법정 막장 드라마
시작 장면부터 웬 여자가 반 나체로 건물에서 뛰쳐 나옵니다. 손발에는 피가 묻어 있죠. 다음 장면은 더합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애인이 욕조에서 처참하게 죽은 걸 발견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시즌 1 끝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더군요. 아주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이야기를 잘 썼습니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사건이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나씩 진행되지 않아요. 충격적인 사건부터 보인 후에 왜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과거 장면을 보여주는 식이거든요. 현재 진행에서 과거로 갔다가 다시 왔다가 갔다 하다니까 정신이 없을 수 있어요. 게다가 현실과 구분이 안 되는 환상이 불쑥 나타나요.
의문에 대한 답을 알고 싶게 해서 매회를 걸신들린 사람처럼 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클리프 행어, 각 회의 마지막에 다음이 궁금하게 만드는 식이 아니라 아예 각 회의 처음과 중간에 중대한 의문을 설정해 놓았더군요. 다음 회를 안 보면 궁금증이 안 풀려요. 아주 미친다니까요. 던지는 의문은 끝이 없어요. 음모에 음모에 음모로 펼쳐집니다.
막장 드라마라서 비약이 심하더군요. 멀쩡한 사람을 갑자기 동성연애자로 드러나게 하는 건 놀랍다기보다는 당혹스러웠어요. 아무래도 다른 이유를 대긴 어려웠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법정 버전인 줄 알았어요. 냉정하지만 실력은 최고인 자 패티 밑에 들어간 신참자 엘렌의 고생담 정도로 짐작했는데, 아니더군요. 시즌 끝 회에서야 지독한 복수극임을 알았죠.
패티 휴즈(Patty Hewes)는 승소를 위해 자기 마음대로 사람들을 조정합니다. 윤리적이지는 않지만 효과가 있다면 거짓말과 협박을 밥먹듯 합니다. 반면 엘렌 파슨(Ellen Parsons)은 그런 식의 게임을 싫어하죠. 변호사로 성공하고 싶은 야심이 강한지라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걸 의심하면서도 결국 계속 같이 일해서 끝장을 보게 됩니다.
엘렌은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당하는 약자에서 이용하는 강자가 됩니다. 끝 장면을 보면, 패티보다 더 지독한 인간이 되겠다고 작심한 모습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약혼자가 살해당했고 자신도 죽을 뻔했죠. 사건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겠죠.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욱 가까이. 타오르는 복수심.
두 주연 배우의 소름 돋는 연기가 압권입니다. 독특한 장면과 사운드의 연출도 훌륭해요. 다만, 대사가 밋밋해서 참신한 맛이 없어요. 욕설 참 많이 하더군요. 막장이니 욕 안 나올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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