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 글렌 굴드 - 10점
바흐 (J. S. Bach) 작곡, 글렌 굴드 (Glenn Gould) 연주/소니뮤직(SonyMusic)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광기를 내포한다. 평범하지 않으니 낯설다. 그래서 그런지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처음 듣는 이한테 글렌 굴드의 연주를 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권한다면 이 앨범이 아니라 1980년 연주다. 하지만 나는 시간 낭비할 거 없이 곧바로 1955년 연주를 들으라고 권하고 싶다.

글렌 굴드는 확실히 이 곡에 정확히 미쳤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연주할 수 없으리라. 제정신으론 이렇게 연주할 수 없다. 우주를 집어 삼키려는 광폭한 야심가처럼 과감하고 날렵하다. 망설임도, 주저함도, 두려움도 없다. 일 더하기 일은 이라고 말하듯 정확히 완벽하게 친다. 곡의 중간쯤에서는 우주 한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평온하다.

굴드의 연주를 들으면 다른 연주자의 이 곡 연주는 잘 들리지 않는다. 글렌 굴드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골트베르크 변주곡의 최상 연주는 없었고 없으리라. 위대한 독창성이 최상의 아름다움을 창조했다. 

바흐의 천국을 굴드가 만들었다. 바흐 이전에 천국은 없었고 굴드 이전에 바흐는 없었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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