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Bach's Goldberg Variations - 10점
Jacques Loussier Trio 연주/TELARC
 
대개들 바흐에 대한 평은 간결한 엄격함이다. 바흐의 즉흥성에 중점을 둔 감상이나 연주는 드물다.

자크 루시에 트리오는 골트베르크 변주곡에 흐르는 즉흥성을 잘 잡아 살렸다. 연주는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당신의 귀와 머릿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날카롭고 정밀한 느낌은 누그러뜨려서, 거의 못 느낀다.

음악 연주란 해석이다. 작곡가의 의도대로 정확히 따라 연주하는 것이 바르긴 하지만, 과연 그게 자연스러운가는 별개의 문제다. 클래식 명곡을 재즈 스타일로 바꾼다? 이는 유쾌하면서도 위험한 일이다.

중요한 건 변형의 결과다. 골트베르크 변주곡은 하나의 주제곡을 30가지 형식으로 변형한다. 이 점이 연주자들한테 도전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해 보고 싶고, 하고 나면 성취감이 높다. 연주도 편곡도 까다롭지만, 음악의 쾌락이 워낙 넘치기에 그런 고통 따윈 아무렇지도 않다. 연주하는 순간의 황홀감에 취해 어려움을 잊는다.

바흐의 세련미는 여전히 현대적이다. 간결한 표현의 맛은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들다. 머리에 착 달라붙어서 안 떨어진다. 언제든 또 다시 듣고 싶다.

바흐의 서정성은 커피향처럼 풍부하고 감미롭다. 재즈로 녹여서 마셔도 그 깊고 진한 맛은 여전하다.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자크 루시에 트리오를 택하라. 세 명이 주고받는 즉흥적인 감흥은 같이 가볍게 춤을 추는 기분이다. 다정한 쉼표처럼 친숙하게 들린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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