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딱히 주인공이 없다. 연예계 지망생들이 서로 엮여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갈등, 사랑, 질투, 우정, 성공, 실패, 타락, 용기 등 다양한 감정과 다채로운 주제를 소화해간다. 작가 솜씨가 좋다. 흔한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수많은 고난과 갈등을 다루며 이에 대한 인물의 반응을 설득력 높게 풀어낸다. 느낌이 기존 드라마와 다르다. 다큐와 드라마의 중간 정도랄까. 각 인물의 삶을 차분히 충분히 다룬다. 사건 전개는 전형적인 드라마다.

등장인물 중 가장 성공한 Connor Lake은 진지한 인간관계가 없는 외톨이다. 자학을 해서 그 괴로움을 벗어나려고 한다. 운이 워낙 좋아서 아무리 자기 파괴적인 행위를 해도 주변에선 그를 도와주고 좋아한다. 그럼에도 깊은 애착을 갖고 지내는 사람이 곁에 단 한 명도 없는 지옥에 산다. 인기 연예인이 얼마나 외로운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기가 많아서 팬이 많아도 정작 자신은 누가와도 사랑할 수 없다니. 6화에서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Raquel Westbroo는 한때 유명했으나 지금은 흔한 엑스트라 역도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역을 따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6화에서 보면 이 사람이 그렇게까지 악한 심성은 아니고 워낙 상황이 안 풀려서 화가 나 있는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다. Connor Lake과는 전에 사귀던 사이였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사회적 성공과 실패가 명백하게 갈리다보니 흐지부지 깨진 모양이다. SF 드라마 파이어플라이에서 다정한 기계공을 연기했던 Jewel Staite가 쌀쌀맞고 교활한 배우를 연기해서 무척 놀랐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보인다. 대단한 연기력이다.

Nick Wagner는 코미디언 지망생이다. 연애는 한심할 정도로 잘 못하지만 누굴 도와주는 데는 한없이 착하다. 아무리 봐도 재능이 없는데, 고집스럽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라며 매달리고 있다. 습작한 글이 수첩 수십 권 쌓여 있지만, 재능이 발전하진 못했다. 정작 사람들을 웃게 한 것은 자기 사생활을 얘기할 때다. 그렇게 폭로해서 사귀던 여자랑 깨지기 일수다.

무용수 지망생 Alicia는 아무리 오디션을 많이 봐도 안 되니까 급기야 포르노 영화 산업에 뛰어든다. 그러다가 6화에서 드디어 캐스팅이 된다.

연기자 지망생 Abby는 재능은 뛰어나지만 캐스팅에는 매번 떨어진다. 가까스로 맡은 시체 연기 엑스트라에서는 얼굴조차 안 보이는 굴욕을 겪는다. 6화에서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랩 작곡가 지망생 Tariq Muhammad은 음반 제작 스튜디오에서 갖은 잡일을 하면서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제작사의 대표 래퍼와 사랑(동성애)에 빠져서 자기 일을 그만둘 수도 그렇다고 커밍 아웃을 말할 수도 없는 처지에 있다.

이상 6명이 큰 줄기를 형성한다. 그외 주변 몇몇 사람이 있는데, 이야기를 만들어 나아가는 비중을 지니고 있진 않다. 보조 정도다.

Sabrina 역을 맡은 Georgina Reilly가 은근히 마음에 든다. 자주 나와줬으면 좋겠다.

이 드라마는 초반에 산만해서 과연 계속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6화까지 꼬박꼬박 챙겨서 봤다. 각 인물의 미래가 궁금하게 만들었고 각 인물이 엮이며 만드는 사건 전개가 흥미롭고 진지하다.

6화는 초반을 지나 중반에 진입한 듯 보인다. 고생하던 지망생들 몇몇이 드디어 제대로 기회를 잡아 활동하게 되었다. 다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어 했었다.

시즌 2로 오면서 몇 사람이 빠지고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다. 무용수 지망생 Alicia가 빠졌다. 어린이 배우의 활동 모습을 보여준다.

Connor Lake의 계약 연애와 Raquel Westbroo의 변화가 흥미롭다.

시즌 2 에피 9까지 봤다. 코너(Connor)의 가족이 등장했다. 그의 과거가 더 자세히 밝혀질 듯.

Nick Wagner이 코미디를 쓰는 방법은 직접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경험해 보는 것이었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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