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HUNTER~그 여자들, 현상금 사냥꾼] 주인공이 아깝다 / 요네쿠라 료코

주인공의 외모와 말투, 성격, 휴대폰 벨소리마저 시원해서 봤다. 주어와 동사만 있는 하드보일드 문체 같다. 반면, 이야기는 구질구질하다. 1화만 봤다.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멋진 제목이지만 철저한 생계 유지형 루저들이다. 싱글 맘, 전직 승무원, 조기퇴직자 독신녀, 알바 아줌마, 남편 폭력을 피해 도망다니는 부인. 이들은 돈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같이 일한다.

주인공과 엮이는 형사 곤도도 루저다. 수사 중에 발포해서 엉뚱한 사람이 맞아 생활안전과로 밀려났다. 별로 열심히 일할 마음도 없어 보인다.

1화에 나오는 살인자마저 루저다. 어중간해서 자수할지 말지 잘 몰라서 멍하게 있다.

주인공은 한 번 본 사람 얼굴은 완벽하게 기억해내는 '재능'이 있다. 탐정 수사물에서 흔히 등장하는 거라서 식상하긴 하다만, 그래야 이야기가 굴러가니까 넘어갈 수 있다.

큰 흐름은 주인공의 실종된 여동생 찾기고, 회마다 임무는 현상금 걸린 사람 잡기다.

판을 잘 짠 솜씨가 인상적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일상적 한계를 넘지 않는 차원에서 그럭저럭 이야기를 굴린다.

생계형 현상금 사냥꾼이라니. 주인공의 외모와 캐럭터가 아깝다. 진지한 첩보물이 더 낫지 않을까. 요네쿠라 료코가 이야기를 위해 자진해서 망가진다.

Posted by 빅보이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