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11명도 있어!] 요리와 사진, 그리고 가족애 / 히로스에 료코
'11명도 있어!'는 현실적인 소재를 다룬 면에서, 게다가 부정적 사건을 끌어안는 점에서 놀랐다. 코미디가 완충하지 않았다면, 시청하기 곤란했으리라.
주의할 점은 두 가지다.
첫째, 말장난 웃음이 우리한테는 안 맞을 수 있다. 일본어 말장난을 이해하지 못할 때마다 짜증난다.
둘째, 귀신이 등장해서 이 이야기가 꾸며낸 것임을 종종 알려준다. 이것도 짜증난다. 그 귀신이 하필이면 히로스에 료코인 거다. 예쁘면 용서된다? 귀신이 왜 이리도 부러울까.
무능한 가장, 힘겨운 장남, 고등학생의 임신, 집단 따돌림, 재취업 불능인 삼촌, 돈 못 버는 아버지, 손님 거의 없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머니. 이런 어두운 상황을, 드라마는 반전시키거나 과장하거나 감상적으로 가족애를 내세워 밝게 바꾼다.
식구는 밥 식 자에 입 구 자로, 한 집에서 같이 밥 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이 드라마에서 요리가 회마다 나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먹을 것을 만들고 같이 먹는다는 것은 화해와 사랑의 행위다. 드라마는 이를 극명하게 표현해서 감동에 이른다. 사진도 꼭 등장한다. 사진은 사건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꾼다.
이 드라마가 다루는 문제는 딱히 정답이 없는 것들이다. 각 인물들한테 애써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으며 확정적인 결론 같은 것도 말하지 않는다. 그저 산다. 불편하지 않게 적당히 마무리해 주긴 한다. 이런저런 기준으로 재단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그래서 촌스러운 노래로 마무리해도 용서된다.
당신, 너무 열심히만 살고 있지 않은가. 자신을 위해 즐겁게 살아 보라. 하고 싶은 거 하고 사고 싶은 거 사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가고 싶은 데 가고 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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