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바흐 : 평균율 1 & 2권 전곡 (2disc) - 가브릴로프 (Andrei Gavrilov) 외/EuroArts |
바흐가 작곡한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아름답다.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듣기 편하다. 그러나 연주는 쉽지 않다. 연주자가 평정심에 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흥분하면 바흐가 완벽하게 조각해 놓은 곡은 쉽게 무너진다. 명확하게 연주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곡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피아노 연주자들은 이 곡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나처럼 느낄까? 나랑 다를까?
그동안 여러 피아니스트(굴다, 굴드, 휴이트, 폴리니, 투렉, 피셔, 시프, 리히터, 니콜라예바)의 연주를 듣고 “아, 이 사람은 이 곡을 이렇게 생각했구나.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짐작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연주자한테서 직접 말로 이 곡은 이런 느낌이라고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 내게 이 영상물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네 명의 연주자가 말로 각 곡에 대한 해석 감정 느낌을 표현한다.
음악은 워낙 미묘해서 말로 표현하기가 까다롭다. 그래서 떠오르는 영상을 말한다. 가브릴로프는 1권 C장조 전주곡과 푸가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완전히 백지라고 말하다가 화이트니 천사 같다고 말한다. 인터뷰할 때는 청바지 차림에 자유롭게 말하더니, 연주할 때는 진지하다.
곡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대체로 무척 평온하거나 유쾌해 보인다. 다소 심각하기는 하지만 이내 깊은 평화로움에 도취된다.
바흐는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서 전주곡과 푸가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깊게 새겨놓았다. 이에 감동하는 것은 피아노 연주자만은 아니리라. 듣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바흐의 음악에 우리 영혼의 따사로움 감정이 차분히 흐르고 있음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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