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애니메이션) - /플래닛 엔터테인먼트 |
참고: 표지가 잘못되어 있음.
보물섬 Treasure Island (1987)
감독
데자키 오사무
분명히 제 기억에는 텔레비전에서 본 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등장인물 하나하나 모두들 생동감이 넘쳤죠. 매력이 다들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이 DVD로 나온 극장판은 존 실버와 짐 홉킨스 외에는 잘 보이지가 않아요. 재미도 덜하고요. 텔레비전 시리즈의 요약판으로 보입니다.
스티븐슨의 원작을 살리긴 했어요. 회상 형식의 문체를 그대로 가져 왔습니다. 노래도 원작 그대로더군요. 지도도 똑같아요. 문제는 이렇게 원작을 옮겼는데도 왜 이리 재미가 없냐는 거죠. 원작의 문제도 개작의 문제도 아닐 텐데 말이죠.
가장 먼저 떠오른 이유는 시간 부족이에요. 각 캐릭터를 제대로 설명할 여유가 없어요. 그러니 중심 인물 외에는 스치듯 스케치하고 사건을 진행하기 바쁩니다. 결국, 극장판 한 시간 반에 이야기를 끝내야 하니까요.
감독이 중점을 두고 각색한 부분 때문이기도 해요. 존 실버를 멋진 바다 사나이로 부각시키려다 보니, 나머지 인물은 배경이 되어 버렸죠. 소년 짐 홉킨스가 모험을 겪고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줄기인데, 그마저 약해졌죠. 존 실버 외 나머지는 들러리만 선 셈이죠. 거의 엑스트라 수준입니다. 이야기를 말하는 짐 홉킨스마저요.
존 실버는 나쁜 사람일까요, 좋은 사람일까요. 이쪽이다 저쪽이다 말할 수 없습니다. 현실주의자 정도로 말할 수 있죠. 지독한 현실주의자라서 최선을 다해 사는 인물이죠. 선하듯 보이지만 교활하죠. 이 만화 영화는 그를 멋진 바다 사나이로 그렸습니다.
결말은 감독의 의도대로 멋집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맥아더 장군의 말이 떠오르더군요.
참고로, 유령선이며 종소리에 팔씨름은 원작에 없는 얘기이에요. 일본인다운 상상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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