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사만다 후 Samantha Who 시즌 2 네 남자/여자에게로 돌아가라 

시즌 2로 '사만다 후?'는 종영되었다. 이야기의 처음이 이야기의 끝이 되는 셈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으로 유명한 '네 남자/여자에게로 돌아가라'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안 그러면 관객이 불편해요.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결론에 마음 편할 사람이 없으니까.

시즌 2의 3화는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중요한 부분이다. 시작 부분의 이전 얘기가 자세히 나온다. 어떻게 토드와 지냈는지, 왜 차 사고가 났는지, 사고 직전에 남자 친구인 토드와 어떻게 헤어지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에피소드야 그냥 넘겨도 되지만, 이번 에피소드는 꼭 봐야 한다. 

게다가, 끝 장면은 관객을 안타깝게, 그러면서도 따스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 기법은 간단하다. 관객은 알지만 정작 등장인물은 모른다. 아, 바로 저기 있는데, 지나치다니! 찰리 채플린이 만든 [파리의 여인]에서는, 서로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바로 곁에서 스치지만 서로 보질 못한다. 역시 끝 장면이다.

시즌 2 3화는 기억과 글쓰기가 나온다. 기억할 만한 과거의 일이 얼마나 있을까? 그 일을 글로 종이에 적어 둔다면, 과연 얼마나 정확히 기억할 수 있을까? 나쁜 기억을 되살리는 건 기분 나쁘다. 그러니, 좋은 기억만 편집해서 모을 순 없을까.

사만다는 정말 중요한 기억 하나를 생각해내는데, 다시 잊고 만다. 가장 경제적인 기억 도구는 말이다. 단어다. 사만다는 즉석에서 그 중요한 지난 일을 한 단어로 요약해서 그걸 립스틱으로 손에 적는다. 안타깝게도 그 글자의 반이 지워지고 만다.

그 과거의 중요한 일은 과거의 사만다한테는 받아들일 수 없었으나 현재의 사만다는 아마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변화는 인격의 변화이기도 하다. 세상을 보는 눈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일기, 독후감, 영화 감상문을 적고, 몇 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으면 무척 낯설다. 왜 그럴까? 기억은 시공간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건이 적절한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난다면 좋은 일이고, 부절적한 시공간이라면 나쁜 일이다. 그때 심각했던 일이 지금에서 보면 하찮은 일이다. 그때 하찮다고 여겼던 일이 지금에서 보면 중요한 일이었다.

기억은 점이 아니다. 선이다. 삶이 단지 1초가 아니듯이 말이다. 시간에 얽힌 사건의 연속이다. 시간의 연속상에서 한 순간은 단지 한 순간이 아니다.

이 드라마의 결말은 주인공이 예전 남자 친구와 결혼하고 착하게 산다일까? 그렇게 되기까지 설득력이 있는 과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시즌 2의 4화까지는 그저 주인공이 착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만 반복하고 있다. 계속 갈팡지팡으로 이야기를 이어나아갈 모양이다.

착하게 살기 정말 어렵다. 결국 예전 자아로 되돌아가기 쉽다. 사람은 쉽게 안 변한다.

Posted by 빅보이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