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모차르트 인 더 정글 Mozart in the Jungle 시즌1 시즌2 리뷰 세프론 버로우스 랑랑

Mozart in the Jungle: Sex, Drugs, and Classical Music 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이고요. 블레어 틴델 Blair Tindall 이 썼는데, 소설은 아니고 회고록입니다. 여자 주인공이 오보에 연주자로 나옵니다. 당연히 회고록 쓴 사람도 오보에 연주자입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일드 노다메 칸타빌레랑 비슷합니다. 하지만 원작이 만화인가 회고록인가 그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모차르트 인 더 정글이 더 사실적인 편입니다. 어차피 드라마라는 픽션의 형태이지만 말이죠.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경쾌합니다. 코미디, 섹스, 마약, 경쟁 등이 나오는데 간결하고 깔끔하게 나옵니다.

기대와 달라서 놀랐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기대했는데 그런 거 거의 없습니다. 클래식 음악 해설 같은 거 거의 없습니다. 그냥 클래식 음악이 들릴 뿐입니다. 대신에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현장 모습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볼 수 있습니다.

드라마는 갈등 구조를 세우고 사건을 증폭시켜 전개하면서 여기에 떡밥 뿌리고 회수하고 그러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거 없습니다. 놀랍게도, 없습니다. 질질 끌거나 징징거리는 게 없어요.

그래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차례대로 안 봐도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아무 회나 봐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매회가 초밥처럼 싱싱합니다. 뭔가 좀 진지해지거나 더 심각해지려나 싶으면 끝나 버립니다. 1화당 상영시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습니다. 27분.

두 여배우, 두 여자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첼로, 오보에. 첼로 연주자는 상당한 미인이면서 사교적이며 오케스트라 바닥에 잔뼈가 굵습니다. 반면에 오보에 연주자는, 이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 신참이고 사교적이지 못합니다.

키 큰 미인 첼로 연주자는 어디선가 본 듯해서 찾아 보니, 세프론 버로우스다. Saffron Burrows. 영화 딥 블루 씨에 나온다는데, 너무 젊은 시절이라서 못 알아 보겠다. 누구세요? 영화 뱅크 잡에서야 비로소 알아 볼 수 있었다. 두 영화 모두 내 관심 밖이라서 그런지 그리 인상에 남지 않았었다. 영화 트로이에서 헥터의 아내로 나왔다는데, 역시 잘 못 알아 보겠다. 잘 안 보인다. 하지만 이 드라마 모차르트 인 더 정글에서는 캐릭터가 강렬해서 잘 보인다.

여자 주인공이 재능은 있은 거로 나오는데 딱히 대단한 재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남자 주인공 지휘자는 재능이 있고 이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거창한 감동을 주는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남자 주인공이 종종 모차르트 환영을 보고 대화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는 노다메 칸타빌레 같은 연애/성공 드라마를 기대한 분들한테는 실망스러울 수 있겠네요.

설정을 보면, 당연히 남주 지휘자와 여자 지휘자 비서, 혹은 연주자들 한 명과 연애도 날 법한 한데, 없습니다. 그 외 주변 인물들이 가볍게 바람 피우는 정도가 스치듯 나옵니다. 시즌2 2화까지 오니까 삼각관계를 만들긴 해요. 그래도 심각하진 않아요.

마약도 나오는데요. 절대 심각하게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냥 마약을 한다. 그게 전부입니다. 연주자끼리 경쟁도 나오는데, 심각한 다툼으로 번지지 않습니다. 그냥 다툼이 있다. 그리고 끝입니다. 그렇다고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신세대와 구세대 갈등은 확실히 보입니다. 하지만 심각하게 나아가지 않습니다. 절대로 그러지 않아요.

이 드라마가 진지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라서, 굉장히 중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시즌1 7화를 보면, 재능은 클래식 음악 연주자에게 고작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연주에 전념한다는 것은 다른 걸 포기한다는 걸 뜻합니다. 음악을 즐기자 어쩌자 하는 건 경쟁이 치열한 클래식 무대에서 순진한 소리죠. 재능에 노력에 실력자에 권력자에 별별 사람들이 부글거리는 마당에 정신이 돌아버리지 않으면 다행이죠.

재미있습니다.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심각한 드라마와 재미없는 드라마와 떡밥 드라마에 질렸다면 보세요. 남주 지휘자가 확실히 천재 맞아요. 매회마다 이를 흥미롭게 재미있게 즐겁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시즌1 4화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악에 미치면 세상 모든 소리가 음악으로 들리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고요.

시즌1에서 여주인공이 지휘자의 비서로 일하게 되는 과정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차츰 비서 일에서 벗어날 것처럼 보이네요. 각 시즌은 10화씩 있습니다.

여주의 남친이 댄서인데, 그 사람 이야기도 종종 보입니다. 젊은 예술가들의 고전분투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하게 나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예술은 본래가 심각한 것입니다. 예술 그 자체는 돈이 되는 게 아니고 먹을 수도 없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죠. 더구나, 클래식 음악은 듣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도 보이지만, 오케스트라는 재정 곤란이 심각해서 기부금이 없으면 사실상 죽음이죠. 더는 음악을 연주할 수 없어요. 음악을 연주한다고 밥이 나옵니까 떡이 나옵니까.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음악 그 자체가 있을 뿐입니다.

시즌2 4화에 랑랑이 특별 출연합니다.

시즌2 10화까지 봤는데, 많이 엉성하네요. 초점이 없어서 원. 갈등은 안 키우는, 참 희안한 드라마네요.

미드 모차르트 인 더 정글 Mozart in the Jungle 시즌1 시즌2 리뷰 세프론 버로우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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