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로 듣는 골트베르크 변주곡이라, 정말 궁금했다. 어떤 느낌일까. 막상 들어 보니, 그냥 조용하다. 엄청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편곡하느라, 또 연주하느라 고생했을 이분의 노력은 대단했지만 결과물은 대단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좀 더 생각해 보니 이렇다. 우선, 클래식 기타는 소리가 약하다. 그래서 특별히 제작한 기타를 썼다고 하는데, 근본적인 약점을 극복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음으로, 기타 특유의 스크레치 소음이 있는데 다른 곡에서는 그게 오히려 더 멋있으나 이 곡에서는 흠집을 낸다.

글렌 굴드가 이 곡을 쳐서 성공한 것은, 아마도 이 곡의 진정한 소리 상태를 간파했기 때문이리라. 잔음이 없어야 이 곡의 느낌이 제대로 사는 것이리라. 글렌 굴드의 천재성은 여전히 경의롭다. 이 전설을 깰 수 있는 사람은 나올 수 없을 것만 같다. 피아노로 최대한 깔끔하게 치는 게 정답이다. 다른 악기 연주로는 잘해봐야 본전이다.

음이 깨끗했다. 기타의 스크레치 소리가 여전히 있지만 거슬린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예민하다면 여전히 문제를 삼겠지. 현악기 음색이 곡의 부드러움을 잘 살린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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