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쇼팽 : 피아노 협주곡 & 피아노 솔로 연주곡 (Limited Edition) - 쇼팽 (Frederic Chopin) 작곡, 하인리히 홀라이저 (Heinrich Hollr/Decca |
연주자에 따라 곡의 느낌이 얼마나 세밀하게 바뀌는지 경험해 본 사람은 음반을 사거나 들을 때 신경이 곤두서기 마련이다. 같은 곡인데 이렇게 다르게 들리는 일을 몇 번 겪고 나면 사 놓은 시디가 많아지기 마련이다. 좋은 연주자를 찾기 위해 같은 곡의 여러 음반을 사 모으는 것이 아깝지 않기 마련이다.
명성이 자자한 연주자의 음반은 나한테 안 맞을 수 있어도 일단 사서 들어 본다. 왜들 그러는지 확인은 해 봐야 하니까. 그 명성에 맞는 그 무엇을 들을 수 있다. 아담 하라셰비츠. 쇼팽 콩쿨 1위 입상자. 책을 보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인터넷 검색이라도 좀 해 보지, 구식이긴 참. 역시 멋진 연주를 들려 준다. LP로 들었던 바로 그 쇼팽이다.
쇼팽만큼은 연주자를 까다롭게 골라야 한다. 연주자에 따라서 곡의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쇼팽은, 정말이지 쇼팽은 아무나 치면 안 된다. 곡이 일그러진다. 다른 곡의 연주는 좀 그저 그렇다고 해도 못 들어줄 만큼은 아니다. 악보에 있는 대로 치면 그럭저럭 괜찮다. 엘리제를 위하여는 누가 쳐도 아름답다. 하지만 쇼팽은 악보에 있는 그대로 친다고 해서 느낌이 살지는 않는다. 연주가 그저 그러면 못 듣는다.
쇼팽의 미묘함은 모순이다. 겉으로는 즉흥적으로 치는 듯하지만 안으로는 철저하게 계산해서 쳐야 한다. 콩쿨 1등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괜히 1등 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 다른 입상자는 모르겠으나 아담 하라셰비츠만큼은 1등 하고도 남았다.
아담 하라셰비츠가 연주하는 쇼팽, 최고다. 꼼꼼하게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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