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얀 60 [1960년대 DG 관현악 녹음집- 82CD/320p 해설지 포함] - 모차르트 (Leopold Mozart) 외 작곡, 카라얀 (Herbert Von Karaj/DG |
카라얀 LP를 하나하나 소중히 모으던 사람이라면, 이번 카라얀 60 기획물을 보고 허탈했으리라. 그동안 고생스럽게 모은 LP를 손쉽게 CD로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래도 반갑다.
나는 레코드판을 포기한 지 오래다. 턴테이블도 버렸다. 2000년 초까지만 해도 갖고 있었다. 현재 CD와 MP3 사이에 있다.
최근 시디 전집물이 많이 나오면서 CD로 회귀 중이다. CD 립하는 것도 지겨워서 요즘 안 한다. 했던 것도 다 지웠다. 컴퓨터 파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반면, 시디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고 공간을 차지한다. CD의 만족감과 친숙함은 MP3 파일 따위는 흉내도 내지 못한다.
LP판을 정확히 CD크기로 줄여 놓았다. 레코드판 정전기 방지용으로 있던 비닐마저 재현해 놓았다.
음질은 60년대 녹음이라는 걸 무색하게 할 정도로 요즘 나온 시디보다 더 좋게 들렸다. 옛날 분들 연주 실력이 뛰어나다. 이렇게 완벽한 녹음과 연주가 있다니. 신기하다.
관현악만 이렇게 연속으로 듣긴 처음이다.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속해서 듣었던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계속 잔치상만 먹는 것 같아 부담스러울 줄 알았더니, 오히려 오케스트라의 풍성함이 여유롭게 다가왔다.
왜 베토벤 9번 교향곡이 한 장에 다 안 들어 있지? 잠깐 머리를 갸우뚱했다. 표지를 보고서야 손바닥으로 이마를 쳤다. ST 33 SLPM. LP를 시디에 재현하다 보니 최대 수용량마저 그대로 따른 것이다. CD 시대로 와서야 온전하게 한 장에 베토벤 합창 교향곡이 실린다.
듣고 있으면, 타임머신 타고 시간여행 하는 기분이 든다.
시디 용량을 다 채우지 않은 게 많아서 전부 다 듣는 데 예상보다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두 번 들었다.
기대보다는 앨범 뒷장 해설서(라이너 노트)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해설이 없는 것도 있다.
책자에 틀린 데가 있다. 262쪽 CD39 제목 '라벨: 볼레로'가 아니라 '브루크너: 교향곡 9번'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추석날 막내누나가 "보너스로 받은 시디 한 장(오토 게르데스의 희귀반, 브람스 교향곡 4번, 위에서 6번째 사진) 있냐?"며 확인한 후 잽싸게 빌려갔다. 아마도 돌려 주지 않을 것 같다.
최종 수정일 : 2011.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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