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수난곡

음악/바흐 2010. 1. 10. 07:00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누구는 유물론자인데, 바흐의 마태 수난곡만은 듣기 좋아했다고 하네요. 저라고요? 아닙니다. 저는 반유물반유신론자입니다. 그게 뭐냐고요? 대체로 이 세상과 나는 물질인 듯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거대한 신의 섭리 안에 내가 있다고 느낀다는 거죠. 중요한 거 아닙니다. 넘어가세요.

The Very Best Of Bach - 10점
Various Artists 연주/소니뮤직(SonyMusic)

이 시디를 사서 열심히 듣다 보니 몇 곡을 집중해서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많이 반복해서 들은 곡은 Julia Hamari, Helmuth Rilling / No. 47 "Erbame dich" (The Passion of Our Lord According to St. Matthew, BWV 224)이었습니다. 마태수난곡 발췌곡이더라고요. 이게 뭘까. 그냥 모르고 지냈습니다. 다만 내가 제일 좋아했던 곡이 마태수난곡이다 정도만 기억했죠.

KBS 1FM을 듣는데, 부활절 특집으로 이 마태수난곡 전곡 연주 내한 공연을 생중계한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3월 4일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왜 난 부활절 달걀을 못 받았지. 아무리 내가 교회를 안 나가도 그렇지, 주변에 온통 기독교 신자들인데, 달걀 하나 정도는 나한테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천당 갈 사람들이 왜 그리 인심이 적은 거야. 이것 역시 중요한 거 아닙니다. 넘아가세요.

오후 2시. 녹음했죠. 앞서 말한 시디에서 들을 때보다 힘이 약하고 매력도 적더라고요. 소년 합창단이라서 그런지. 독일의 성십자가 소년합창단이었나. 뭐 그랬을 겁니다. 그 후 일요일 아침마다 이 곡을 들었습니다. 목사님 설교보다야 이 곡이 백배 낫더만요.

우스개로 들리는 바흐 얘기론, 교회에 예배를 보러 성당에 간 게 아니고 바흐의 연주를 들으러 성당에 갔다고들 하죠. 바흐 생존 당시에 말이죠. 농담 아닐 겁니다. 저라도 바흐 들으러 성당에 갔을 겁니다. 철저한 무신론자라고 하더라도. 주기도문 외워주고 아멘 하면 들어가는 데 별 문제가 없겠죠. 에 또, 이것도 중요한 거 아닙니다. 넘어가세요.

좀 나은 마태수난곡을 듣고자 한다면 다음 두 사람을 추천합니다.

1. 칼 리히터

칼 리히터 - 바흐 마태 수난곡 (dts-2disc) - 10점
칼 리히터/유니버설뮤직
 
DVD라서 공연 장면을 볼 수 있어 좋겠어요.
다소 장중하고 느린 풍입니다.
 
2. 2. 필리프 헤르베게
[수입] J.S Bach - Matthaus Passion / Philippe Herreweghe, Collegium Vocale Gent - 10점
Werner Gura 외 노래, 바흐 (J. S. Bach) 작곡, Philippe Her/Harmonia Mundi

빠르고 경쾌한 풍입니다.
음질이 깨끗해요. 당연하죠. DDD니까.
마태수난곡 관련 자료가  따로 시디 한 장에 있답니다. 영어, 독일어, 불어. 한국어? 당연히 없죠. 수입이라.
가격이 무섭군요. 이것도 역시 중요한 거 아닙니다. 넘어가세요.

중요한 건 이겁니다. 들으세요!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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