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이론 : 시즌1-8 박스세트 (25disc) - 10점
안토니 조셉 리치 외, 짐 파슨스 외/워너브라더스

미드 빅뱅이론 시즌1~8 리뷰 The Big Bang Theory  

 

이 드라마의 아이디어는 리얼리티 쇼에 이미 있었어요. 머리 좋은 남자와 외모 예쁜 여자가 협력하게 해서 경쟁에서 이기는 쇼였어요. 

여자는 대개들 금발 머리에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몸매가 매력적이고 젊어요. 대신 머리가 썩 좋지 못해요. 대개들 대학은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갈 마음도 없어요. 남자는 대개들 너무 뚱뚱하거나 너무 말랐어요. 패션 감각은 꽝이고요. 반면에 머리는 상당히 좋아요. 대개들 컴퓨터 천재이거나 과학 영재죠. 퀴즈 맞추기에서 둘의 관심사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죠. 마돈나 남편이 누구냐고 물으니까 남자가 모르고, 체코의 수도가 어디냐고 물으니까 여자가 모릅니다. 

이 드라마는 천재 남자와 미녀 여자를 아파트 단지로 옮겼어요. 패니라는 예쁘지만 멍청한 여자가 똑똑하지만 외모는 별로인 래너드와 잘났지만 사교성은 제로에 가까운 셸던이 사는 집 옆으로 이사를 옵니다. 래너드는 패니를 보고 반하죠. 

이야기의 큰 흐름은 래너드와 패니의 밀고 당기는 연애예요. 둘 사이에 셸던이 있어요. 삼각 관계는 아니고요. 일종의 양념이죠. 둘을 연결시키거나 둘의 상황을 정의하거나 둘을 떼어놓기도 해요. 셸던의 코멘트는 정확해요. 언제나 핵심을 찌르죠.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셸던이에요. 그는 온갖 지식으로 농담을 하는데, 아마도 절반 이상은 못 알아들을 전문 용어죠. 그걸 쉽게 풀면 참 웃깁니다. 한참 얘기하는데, 그래서 그게 뭐냐니까 진흙이라고 말합니다. 평범한 말로 바꾸면 무척 웃깁니다. 신화, 물리학, 의학, 인류학, 각 나라의 문화 등 거의 모든 지식을 농담으로 써먹습니다.

셸던의 농담이 없다면 이 드라마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상상해 보세요. 셸던이 나오지 않으면 이 드라마가 어떻게 될지. 웃기는 보통 시트콤은 될 수 있어도, 지적 농담이 넘치는 시트콤은 되기 어렵죠.

이 드라마 이전에 공돌이/공순이 농담(흔한 일상 일이나 사물을 이공계 전문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 있었으나 해당 지식을 모르면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빅뱅 이론은 그 농담을 관객에게 이해시킨다는 점이 놀라워요. 비결은? 그 농담에 해당하는 평범한 일상적인 말을 병치했어요. 어려운 용어로 한 농담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렵고 복잡하게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긴 거죠.

세트 설정과 몇몇 에피소드는 이미 봤던 걸 반복하고 있어요. 미국 시트콤의 전형을 그대로 잘 따르고 있는 셈이죠. 시트콤 프렌즈를 봤던 분은 상당히 비슷한 점이나 거의 똑같은 부분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셸던은 프렌즈의 모니카가 떠오르고, 퀴즈 대결은 역시 프렌즈의 에피스드에 나오죠. 응급실 이야기도 비슷해요. 아파트 양쪽에 세트 설정도 그래요. 아무래도 기본 바탕은 비슷하죠.

독특한 점 두 가지. 

첫째, 층계를 오르내리며 얘기하는 설정은 영리하더군요. 

둘째, 왈로윗의 엄마는 목소리만 나오는 점도 그래요. 연출자는 아마도 연극을 많이 해 본 것 같죠. 연극적 장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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