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e Against The Machine - Rage Against The Machine - 10점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Rage Against The Machine) 노래/소니뮤직(SonyMusic)

이 밴드가 해체된 이후로 안 들었다. 그러다 FTA 반대 시위를 하던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들었다. 꽤 오래 전 일이다. 몇 년 전인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세상이 변했나, 내가 변했나. 바흐만 듣는 내가 옛날에 욕설로 가득한 이 음반을 그토록 사랑하며 날마다 들었다. 그런 시절이었지.

이 앨범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까. 너무나도 유명해서 덧붙일 말이 없다. 콘서트 현장에서 밴드 맴버 한 명의 어머니께서 이 밴드를 좋다는 뜻으로 욕설에 강세를 두고 넣어 "이 우주 최고의 밴드"라고 소개하셨다. 그랬던 밴드가 해체되었을 때 주변 반응은 오히려 차분했다. 나도 그랬다. 시대의 변화 때문이었을까. 이제 이런 노래는 아니다 싶었다.

혹시나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2007년에 다시 결성되었다. 재결성한 후 첫 공연에서 "Wake Up"을 불렀다고. 그런다고 옛 명성이 부활될까. 자연스럽게 잊히는 게 낫지 않을까. 세상 일이라는 게 억지로 떼를 쓴다고 되는 게 아닌걸. 공연 활동은 꾸준히 하는 모양이다. 아쉽게도, 새로운 곡은 더 만들지 못하고 있다.

노래가 욕설 불만 좌파 메시지를 가득 담고 있다고 해도, 듣고 있으면 흥겹고 신난다. 심지어 시위 진압 경찰마저 자신도 모르게 노래에 맞춰 흥얼거리고 몸을 흔든다. 노래는 노래일 뿐? 메시지는 메시지고, 매체는 매체인가.

가사 뺀 음악으로 들으면 좋은가. 최소한 욕설을 빼고 불러주면 좀 낫지 않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이 밴드의 음악에서 욕설을 떼어내면 뭐가 남겠는가. 불이 없고 물만 있는 셈이다.

앨범 자켓 사진은 1963년 남베트남 정권에 항의 의사 표시로 분신하는 승려의 모습이다. 정말 불만 있다.

세상에 불만 있냐? 아뇨. 물만 마셔요.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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