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영어 미국 생활영어단어 영어회화 한마디 scooch


저리로 비켜 봐. 이 말을 미국인들은 scooch [스쿠우치]라고 합니다.

영한사전 찾아 보면 웅크리다, 쭈그리다, 꾸부리다 이렇게 나오는데, 미드 미국영어에서는 그런 뜻으로 쓰이는 경우는 보지 못했고요. 미국속어 뜻이라고 하는, 옆으로 비키라는 말로 자주 씁니다.

이 말을 하는 상황을 설명해드리면 이해가 더 쉽고 정확하고 빠를 것입니다.


미드 블랙키시 시즌2 24화 "Scooch."

생일 케이크를 가져오면서 테이블 곁으로 들어갈 수 있게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한테 비키라고 말한 것입니다.


미드 밥스 버거스 시즌6 17화 "Just... little more. ‭Scooch."

상상의 말(티나네 집이 가난해서 진짜 말은 탈 수 없어서 티나가 머릿속으로 상상해낸 말)이 티나의 침대에 같이 눕는데, 말이 티나한테 조금 더 가라고 말한 겁니다. 그래서 자기가 침대에 들어가게요.


미드 프렌즈 시즌1 14화 "These people will scooch down."

식당에서 로스가 한 여자랑 데이트 겸 식사 중인데, 레즈비언 전 아내가 맞은편에 앉아 혼자서 쓸쓸하게 있는 겁니다. 반가운 로스가 아내를 자기 곁에 앉게 하려고 의자에 앉은 옆 사람들(These people)한테 말한 겁니다. 비켜달라고요. 간접적으로 말했네요. 비키라고 한 게 아니라 이 사람들 비킬 수 있을 거라고 했으니까요.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서 아내가 자기 쪽으로 오게 하려고 한 말이죠. down이니까 자신한테 멀어져 비키라는 소립니다.

만약 다른 상황에서라면 up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 때는 자기 쪽으로 붙으라는 것이겠죠. over를 쓴다면 반대편이나 건너편으로 비키라는 소리고요. 그런데 대개들 그냥 schooch라고 할 겁니다. 방향 지정하지 않아도 상황 봐서 알아서 비켜 줄 테니까요.

방향을 가리키는 over는 요긴한 단어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구사하지 못하죠.

대학생 시절에 제 친구랑 함께 길을 묻는 외국인을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서울 지리도 모르고 영어는 더군나 잘하지 못했거든요. 대신에 어학연수 다녀온 친구가 길 찾는 외국인한테 영어로 어떻게든 말해주고 싶었거든요. 그 말이 뭐였냐면 건너편 차선으로 가서 택시를 타세요. 이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건너편을 영어로 뭐로 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던 겁니다. 대학생이고 나름 영어 점수도 잘 나온다고 자부했던 친구는 완전히 쫄았던 거죠. 손짓 발짓해서 어떻게 의사 전달이 되었는지 모른 채 외국인과 헤어져 걷다가 갑자기 박수를 딱 치면서 외쳤죠. 아, 오버(over)다. 늦었죠. 그때는 상황이 종료(over)되었으니까요. 그 외국인은 우리 곁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ㅠ.ㅠ  


해당 대사가 나오는 드라마를 직접 보면 이해하기 좋은데, 대사만으로는 이해하기가 곤란할 듯 보이네요.

다행스럽게도 미드 핫 인 클리블랜드에서 아주 전형적이고 쉬운 상황과 대사가 나와서 인용해 봅니다. 드라마 장면을 안 보고 대사만으로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 체이스가 하는 말입니다. "Excuse me, would you mind scooching down a stool? My date and I would like to sit together." 아주 딱 맞는 대사네요. mind 뒤에는 동명사를 쓰기 때문에 scooch가 아니라 scooching이라고 쓴 거고요. 여러분이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고 열심히 외운 영어문법이 이제야 빛을 보네요. 시험이 아닌 실제 말하기/듣기/읽기/쓰기에서요. 아, 그 다음 장면에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집니다. :-)

동명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동사입니다. mind, avoid, dislike finish, quit, stop, discontinue, postpone, allow, suggest, recommend, admit, practice, dislike, imagine, appreciate, deny, understand, defend, miss, resist, anticipate 등. 학창시절 그 악몽 같은 시간이 떠오르네요.

영문법 설명은 제 블로그에서 거의 하지 않는데요. 학창 시절에 외우느라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 뭔가 억지로 외우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래도 문법은 문법입니다. 아셔야 해요.

저는 이 동사들을 암기해서 문장마다 적용하다는 연역법 방법보다는 자주 들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저장되는 귀납법 방법을 권해드립니다. 시험에서 점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당장에 곧바로 자신도 모르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유창하게 영어를 쓰고 싶다면 자주 접하고 자주 말하고 자주 읽고 자주 써서 해당 문법에 맞게 하는 것입니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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