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드 루터 Luther 시즌1 시즌2 시즌3 리뷰 앨리스 모건 루스 윌슨의 매력

 

주인공 형사 존 루터는 전형적이라서 심심한 편이다. 이야기 전개도 이미 어디선가 봤거나 읽었던 것이다. 루터는 대단히 복잡한 미스터리를 풀진 않지만 나름대로 수사력과 추리력을 보여준다. 적당히 고뇌도 있다. 주변 캐릭터마저도 별다를 건 없다.

그런 드라마에 사이코패스 여자 캐릭터 앨리스 모건이 주인공과의 기묘한 반응을 일으켜 독특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사이코패스 살인자는 미드 '덱스터' 처럼 혼자서 끝없이 중얼거리지 않는다. 루터와 대화를 한다. 앨리스 모건은 루터의 그림자로, 때로는 살인 사건 수사의 협력자로서 모습을 보인다.

시즌 3 끝까지 가면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둘은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쉽사리 헤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된다. 드라마는 이 둘의 관계를 심각하게나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형사 루터는 범죄 수사를 잘하지만 천재는 아니다. 반면 모건 양은 천재다. 총이 없어도 총알을 발사시킬 수 있으며 쇠못 하나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천재들은 우리가 갖지 않은 것,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나는 이 둘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주인공이 아닌 캐릭터가 주인공보다 더 중요하게 보였다. 주인공은 일반적인 능력의 기묘한 사연을 겪는 자이지만, 조연 캐릭터 앨리스는 탁월한 능력의 전형적인 사건을 만들어낸다.

적수가 아닌 캐릭터를 특별히 잘 만들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모습은 처음이다. 이 여자 캐릭터만 따로 빼서 팬픽을 만들고 싶을 정도다. 다행히 '사이코패스'라 치명적 여인(팜므 파탈)의 클리셰(진부함)를 만들지 않아서 좋다.

한 가지 의문.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사랑을 흉내만 낼 수 있는 사이코패스 여자가 루터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사랑으로 보이는데 사랑일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랑이라는 게 참 이상하고도 미묘하고 알 수 없는 거다.

시즌 최종회마다 맨끝 대사가 똑같다. Now What? 이제 뭘하지? 본래 이 말은 사건 수사하는 과정에서 종종 한다. 사건 정황을 파악하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결정할 때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사건 종결에서 하는 것이다! 마치 인생이 미스터리 풀기인 양 계속 되는 과정이라고 말하려는 것일까.

시즌마다 충격적인 사건을 마련해 놓았다. 대개 주인공 루터의 주변 지인들이 죽는다. 고독와 슬픔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확실히 안 죽는 인물은 루터와 모건이다. 둘은 하나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한, 죽을 수 없다.

앨리스 모건 역을 맡은 '루스 윌슨'의 오리 입술은 치명적 매력이 있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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