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매드 맨 Mad Men 미국 광고계, 성욕과 출세의 이중주

광고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궁금하거나 미국 광고계의 역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혹은 끝없이 바람 피우는 사람들을 보고자 한다면 미드 '매드 맨'은 흥미로울 것이다.

처음 이 드라마 제목 '매드 맨(Mad Men)'을 보고 에스에프, 호러, 사이코 드라마인 줄로만 알았다. 직역하면 미친 놈들이다. 아, 남녀평등! 아니, 여성상위 시대렷다. 정정한다. 미친 년놈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등장하긴 한다. 상품을 팔리게 하는 광고 일에 미친 사람들 이야기니까. 매드 맨은 미국 뉴욕의 매드슨 애버뉴 사람들이란 뜻이다.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광고계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미국 경제 호황기 1960년대(존 에프 케네니, 마를린 멀로, 한국 전쟁 이후, 베트남 전쟁 시기, 텔레비전의 등장, 미국 사람들은 이 시대에 엄청난 향수를 지니고 있다.) 시절 갑작스럽게 부상한 산업이 있으니, 바로 광고다. 광고 대행사는 광고주(업계에서는 주님이라고 부르며 거의 절대 복종한다.)의 의뢰를 받아 상품(콜라 같은 유명이든, 백화점 서비스 같은 무형이든) 판매 증가를 위해 사람들의 소비 욕망을 표현해서 대중매체(신문, 라디오, TV, 최근에는 인터넷, 소위 소셜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따위)를 통해 퍼트리는 일을 전문적으로 한다.

고독과 초콜릿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지만 광고는 인간의 감정을 상품과 관련지어 상품을 사면 곧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사람들을 세뇌시킨다. 예쁜 여자가 나와서 화장품을 광고한다. 그걸 바른다고 그 여자처럼 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무수히 반복해서 보면,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그 값비싼 작은 화장품 한 병에 담겨진다. 사라, 그러면 당신의 욕망은 충족된다. 마법처럼 말이다.

자본주의 대량 생산의 시대에 오면서 상품은 곧 욕망이 되었다. 필요해서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물건이 너무나도 다양하게 있다. 사람들은 물건을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선택해서 사야 한다. 왜 하필 그 많은 우유 중에 서울우유를 골랐는가? 맛, 가격, 포장 등 상품의 구체적인 특징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상품과 연상하는 이미지 때문인 것이다.

광고는 상품에 연상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주입해서 성공시켜야 한다. 그 이미지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에 호소한다. 광고하는 그 제품만이 그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상품을 사면 욕망이 충족된다. 다른 상품과는 다른 점을 보여줘야 한다. 차별화 전략이다. 아주 작은 차이라도 인식시키면 그 광고는 놀랍게 보인다. 마법처럼 그 상품이 눈에 확 들어온다.

광고회사는 광고주를 관리하는 영업부, 광고를 제작하는 제작부(대개 광고 문안을 작성하는 카피라이터가 팀장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바로 이 부서장이다.), 광고매체(텔레비전 광고 시간대, 잡지와 신문의 지면)를 당당하는 매체부로 나뉜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광고의 의뢰, 제작, 배포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광고학 개론서 따위는 쓰레기통에 버려도 될 만큼 정확히 묘사되어 있다.

가장 극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작업이 광고 시안을 보이며 설명해서 광고주를 설득하는 일이다. 매드 맨의 주인공인 돈은 이 일에 능한 사람이다.

이 드라마에서 당신이 보게 되는 것은 사람들의 출세욕과 성욕이다. 성공과 섹스는 광고의 속성이자 자본주의의 원동력이다. 그리고 절망의 심연이기도 하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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