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2disc) - 10점
잭 스나이더 감독, 도미닉 웨스트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블루레이] 300 - 10점
잭 스나이더 감독, 데이빗 웬햄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프랭크 밀러의 세계는 폭력이다. 여기에 잔인함과 기괴함이 더한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이유는 그걸 경쾌하고 단순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실제 사람을 창으로 찌르면 이 영화의 장면처럼 피가 그렇게 흩어질까. 실제 사람의 목을 치면 이 영화의 장면처럼 둥근 공처럼 돌아갈까. 아닐 것이다. 허구인 것이다. 이상적으로 만든 것이다. 조각품처럼 깎아서 보여준 것이다.

영화에서 보는 장면들은 모두 과장된 몸짓이다. 하지만 멋지다. 폭력 미학의 이상에 따라 의도적으로 배열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방패가 튼튼하다지만 전투에서 왜 갑옷을 안 입지? 빨강 망토와 근육질 몸매는 전투의 화려함과 전사의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영화에서 갑옷은 제거된다.

간결한 산문시처럼 들리는 대사는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마저도 매력적으로 들린다. 운율과 대구가 딱딱 맞는다. 우렁찬 구호는 쩌렁쩌렁 울린다. 군대의 함성은 곧 사기다.

엄청나게 많은 적에 고작 300명이 싸운다. 이 전투는 시작부터가 죽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전투에 참여한 전사들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영화가 전하는 덕목은 단순하다. 평화롭게 노예로 사느니 명예롭게 자유인으로 죽어라.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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