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 - 일반 킵케이스 - 10점
가네코 슈스케 감독, 마츠야마 켄이치 외 출연/아인스엠앤엠(구 태원)

정말이지 이 세상에는 어서 죽어야 할 인간들이 너무나 잘 살고 있다. 뻔뻔한 녀석이 오히려 더 잘 산다. 인간성이 더러울수록 더 건강하다. 정작 계속 살아야 할 거룩한 분은 그렇게도 일찍 돌아가신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고. 그래도 마음에 안 든다.

자, 이런 상상을 해 보자. 정말 나쁜 인간을 바로 죽일 수 있는 능력을 누군가에게 신이 실수로 줬다고 하자. 실수로! 그렇다, 이 영화는 이런 상상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법률 시스템을 통해 그런 일을 이미 하고 있다. 물론 죽이기 쉽진 않다. 사형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사형이 과연 윤리적으로 나쁜 인간에게 최선의 해결책인지도 의문이다. 빨리 죽고 싶은 사람을 오히려 더 편하게 빨리 죽여주는 경우도 있다.

상당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들이 있다. 첫째, 죄는 무엇인가? 둘째, 그 죄에 대한 적절한 벌은 무엇인가? 셋째, 그렇게 죄를 정하고 벌을 하면 그것이 정의인가? 그것은 정말 올바른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할 지경인 현실 논리다. 법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 있다. 한국의 대기업 모 회장님께서 벌써 모범을 보이셨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우며 돈이면 법도 살 수 있다. 뭐 언론을 사는 건 더 쉽다. 연예인은 더욱 더 쉽다. 돈이 법이고 돈이 정의고 돈이 질서다. 돈 없으면 죽음이다! 은행잔고 액수가 0이 되면 그게 데스노트다!

우리가 영화나 소설에서 보는 영웅은 자기가 정의를 실현한다고 설친다. 우리나라 전 대통령 중에도 한 분이 정의사회 구현을 그토록 외치셨다. 정의, 선, 악. 그 모든 정의는 미묘하게도 결국 한 인간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이 영화의 주인공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화의 시작은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는 듯하지만, 무슨 애니메이션 영화처럼 그 신이라는 녀석이 사과 먹으면서 갑자기 튀어 나오면서부터 인간 본성의 악의 문제로 옮겨진다.

또 하나의 데스노트 등장. 두 맞수의 만남. 여운을 남기는 과자봉지. 다음 편을 기대하시라.

 

데스노트 2 : 라스트 네임 - 일반 킵케이스 - 10점
가네코 슈스케 감독, 마츠야마 켄이치 외 출연/아인스엠앤엠(구 태원)

1편과 달리, 어려운 질문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상황이 그 선을 넘었다. 이젠 머리 싸움이다. 게임이다. 한층 업그레이드한 제2의 키라, 제3의 키라가 등장하는 게임일 뿐이다. 사신. 죽음의 신이라는 것도 3D 애니메이션이다. 블랙 엔젤, 화이트 엔젤.

비윤리적인 면은 좀 걸린다. 납치에, 감금에, 도청에, 감시에. 결론은 윤리적이다. 인과응보. 완전범죄? 미친놈이지. 애인도 아버지도 사요나라라니. 미친년이지. 남자가 어떤 나쁜 짓을 해도 사랑한다고. 끝을 질질 끌었다. 1년 후라니. 그거 꼭 넣어야 했나. 게임 끝났으면 끝이지. 지금껏 비윤리적인 것만 줄줄이 늘어 놓은 게 미안했니?

 

데스노트 L : 새로운 시작 (3disc) [아웃케이스 없음] - 10점
나카다 히데오 감독, 마츠야마 켄이치 외 출연/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외전으로 만든 영화다. 3편이라고 부르기에는 적당치 않다. 1편과 2편의 모습이 조금 보인다. 시간상으로는 데스노트의 마지막 직전이다. 소재는 데스노트가 아니라 바이러스다.

온갖 국제 범죄를 앉은 자리에서 척척 해결하는 L의 모습을 보면, 정보 시대의 힘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상황과 그 전개는 전편처럼 막장이다. 윤리 따윈 없다. 예쁘고 멀쩡해 보이는 여자가 갑자기 미친년이 되더니. 칼 들고 사람 썰어댄다.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어차피 사람은 죽는다.

죽음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효가 된다. 그 어느 것도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럼에도 부조리와 최후까지 싸우는 인물들도 있다. 자신의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켜야 할 무엇이 바로 진정한 인간성이지 않을까.

사람다운 삶은 선택이다. 의무도 강요도 아니다. 우연히 주어지는 것 또한 아니다. 내일 죽는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그 무엇이 삶이다.

노란 옷 입은 여자가 말했듯, 인간은 어차피 죽는다. 당신은 무엇을 하기로 결정했는가. 생물학적 삶은 생존에 집착하지만, 사람다운 삶은 희망 같은 의미를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목숨을 희생하기도 한다.

진정한 인간다움은 죽음을 넘는다. 희망이라는 의미로서 살아남는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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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굴뚝 토끼 2011.03.17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보다 만화가 진리죠.
    특히 마지막 결말부분은 허무감의 극치를 보여주죠.
    데스노트 L은 만화원작과 거의 관련없는 영화인 것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