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10점
팀 버튼 감독, 미아 바시코우스카 외 출연/월트디즈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왜 여전히 인기를 끄는 것일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서야 그 답을 알았습니다. 

현실이 있고, 거기에는 두려움이 있으며, 자아는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죠. “에라, 모르겠다.” 나는 도망친다. 

아직도 꿈을 꾸고 계십니까?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것에 도전하고 계십니까? 저도 그런 사람입니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절대 소설가가 될 수 없다고들 하더군요. 뭔가 특이한 인생을 살아야만 끝내주는 소설을 쓸 수 있다고들 하더군요.  

저는 저 자신이 무척 평범하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또 얘기하더군요. 차라리 너 자신의 이야기를 써라. 너무 특이해서 아무도 현실의 인물이라고 생각지 않을 테니까. 그때 알았죠. 세상에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없어요. 모두들 특별한 존재랍니다.

사업이든, 예술이든, 스포츠든, 학문이든 그 어떤 분야에 뛰어들든 무척 편한 길과 아주 어려운 길이 있습니다. 대개들 쉬운 길을 택하죠. 이 영화 초반부에서 앨리스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고민합니다. 결혼만 하면 돼. 그러면 안락한 삶이 줄기차게 이어져. 그러면 모두가 행복해. 이를 거부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여기 현실을 떠나야 합니다. 현실 논리가 아닌 마음의 진실로 꾸며진 세계로 가야죠. ‘이상한 나라’로 갑니다. 현실을 떠나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나라에 왔나 싶었더니, 아니네요. 용처럼 생긴 괴물을 처치하라네요.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강요하는 현실만큼이나 하고 싶지 않은 결투를 권하는 상상에서도 살기 어렵긴 마찬가지네요.

내가 죽여야 하는 저 무시무시한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요?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두려움’이었던 것이죠. 괴물의 목을 자르고 그 목에서 흐르는 피를 마시고 현실을 되돌아갑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이 됩니다.

결국에는 자기가 상상했던 바로 그 사람이 미래의 자신이 됩니다. 현실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며 살든 거기에 저항하든 자신이 선택한 것 아닌가요. 영국의 귀족 부인으로 편하게 살든, 중국 무역선을 타고 떠나든, 오랫동안 자신이 상상했던 일 아니던가요.

아직도 ‘이상한 나라’에 머무르고 계십니까. 현실의 두려움 때문에 마음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지 못하고 있군요. 용기를 얻으려면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길은 자신이 가는 것입니다. 아무도 대신 가주지 않습니다.

자기 삶은 자기가 사는 거죠. 남이 이 길로 가라 저리로 가라 말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나 자신이 그 길을 택해서 걸어가는 겁니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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