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디 - 10점
정연식 지음/문학과지성사

만화 [또디]는 창작자가 자기 자신을 만화로 노출시킨다. "난 일일 연재 만화가야. 미치겠어, 날마다 지면을 채우는 게 너무 힘들어. 아이디어, 악 아이디어."

둥그런 뿔테 안경. 대머리 징조가 농후한 아저씨. 콧수염과 턱수염. 책표지 날개에 만화가 정연식 씨의 실제 모습이 보인다. 동그라미 흑백 사진. 자신의 외모를 스스로 능청스레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귀족풍 마스크란 거 세상이 다 알아!"(45쪽)

정연식의 [또디]는 박광수의 [광수 생각]과 홍승우의 [비빔툰]의 중간인 듯 싶다.

자신의 주변 일상을 소재로 한다는 면에서 홍승우 씨의 만화를 닮았지만, 정연식의 만화에는 징징 울어대는 아이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 그의 아내, 그의 개. 이렇게 세 식구다. 자식이 없다.

정연식은 홍승우랑 잘 아는 사이다. 만화에 홍승우네 식구들이 나온다. [안 받네?](114쪽)와 [재다이얼](115쪽)를 보면, 홍승우와 정연식의 가족 구성에서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자식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부부 둘만 단촐하게 살다보니, 얘기는 주로 부부생활이다. [한밤의 대화](57쪽)에서 생리대 안 사놨다고 매를 맞는 남편 얘기. 그에게 생리대는 편의점에서 팔고, 첫날이라니까 날개 달린 중형을 사라고 충고까지 잊지 않는 남자.

일상에서 문득 떠오른 생각을 전달한다는 면에서 [광수 생각]을 닮았지만, 박광수의 허무 개그 스타일은 아니다. [우리집 앞 가로등](117쪽)을 보면, 더 일상적이면서 더 진지하다.

그림체가 옛날 명랑만화 보는 듯 편하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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