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 - 10점
아리스테어 쿠크 지음/한마음사
 

미합중국 독립 200주년에 맞춰 영국 BBC가 역사 프로그램 <아메리카>를 제작하여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 역사 프로그램의 해설을 맡았던 알리스테어 쿠크가 방송 원고를 바탕으로 쓴 책 <Alistair Cook's America>를 번역한 것이 <도큐멘터리 미국사>다. 쿠크의 책은 1973년에 나왔다.

교과서적인 미국 역사 읽기를 거부하고 싶은 분에게 권하고 싶다.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서술이 기존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역사가가 아니라 방송인이다. 저널리스트다운 문체가 무척 재미있다. 그 동안 저널리스트의 문체에 대해서 그리 좋은 느낌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저널리스트의 문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링컨 대통령에 대해서 사람들은 지나치게 좋게만 생각한다. 링컨은 노예 해방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 책의 일부분을 옮겨 본다.

우리들은 이 감동적인 노예 해방령이 남부 여러 주에만 적용되고, 노예를 소유하고 있던 남북 경계에 있던 주에는 적용되지 않게 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이런 점에서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파마스톤의 견해는 오늘날에 비추어 보더라도 합당한 말이었다. "링컨은 자신이 노예제를 폐지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지역에서 노예제를 폐지하려 하고, 스스로 노예제를 박멸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그것을 유지하려고 했다." (256~257쪽)

링컨은 지극히 현실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이다. 그가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노예 해방'이 아니라 '합중국의 연방 유지'였던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역사적 인물을 결점 없는 우상이 아니라 결점 있는 인간으로 보여 준다.

다음과 같은 우스꽝스러운 역사적 사실도 있다.

노예 시장은 분명히 남부에 있었으나 노예를 운반할 배를 건조한 것은 북부의 사람들이었다. 매사추세츠나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의 항구에는 노예선으로 큰 돈을 번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노예제도에 대한 도덕적 견지에서의 반대가 먼저 북부에서 발생했으면서도 선주들의 이익을 위해 묵살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로서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93쪽)

미국의 풍토를 토대로 역사적 사실을 유추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황무지에 가까웠던 아메리카 대륙이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의해 거대한 미합중국이 되는 과정이 한 편의 거대한 드라마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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