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 6점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문학세계사

젊은 여자가 프랑스어로 쓴 소설. 적의 화장법. 처녀의 가벼운 잡담 정도겠지. 읽기 시작하자, 내 예상은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공항에서 지루하게 비행기를 기다리던 남자. 그에게 갑자기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말을 붙인다. 귀찮아서 떼어 놓으려고 해도 악착같이 붙어서 말을 건다.

끊임없이 어어질 것만 같은 대화. 이게 뭐야. 부조리 연극인가. 구체적인 살인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호기심에 계속 읽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끌어 나아가면 도대체 어떻게 끝을 맺으려나. 충격적인, 혹은 황당한 결말로 날 것 같은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말장난에 속은 기분. 찝찝하다.

이 소설은 머리로 썼다. 그 어디에서도 진실한 경험에서 나온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탁월한 이야기 구성과 뛰어난 말재주. 소설 결말에 오면 잠시 생각에 잠긴다. 그래, 죄의식. "자유! 자유! 자유!" 죄의식에 사로잡힌 영혼은 고통스럽겠지.

잘 쓴 소설이지만 감동이 없다. 차라리 못 쓴 소설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엉성하고 어설프지만 그냥 머리로만 쓴 게 아닌 소설 말이다.

초반과 중반까지 호기심을 자극해서 밀어붙이는 솜씨가 좋다. 다만 결말은 호불호가 독자마다 극과 극이다. 중간이 없다.

결말의 반전보다는 그 과정의 집요함과 기술력에 재미가 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지켜야 것 :  절대로 이 소설의 줄거리를 얘기하지 말자!
이 책을 읽으려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것 : 결말이 궁금하다고 해서 책의 맨 뒷장을 먼저 읽으려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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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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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02.13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간색 글씨부분 공감합니다! ㅎ_ㅎ
    '일단 한 번 읽어봐'하며 책을 권하고 있다지요.
    결말은 은근히 예상가능한데 그래도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