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나는 인생재미나는 인생 - 10점
성석제 지음/강

 

성석제, 이 사람 똑똑하고 익살스럽게 글 잘 쓴다. 이야기꾼이다. 몇 번은 나를 웃겼고, 또 몇 번은 나를 고심하게 했고, 어쩔 때는 나를 멍하게 했다. 그는 다채롭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주가 있다.

이 책에 여러 짧은 소설들이 있다. 구분해 보자면 이렇다.

1. 단순하게 별 뜻 없이 순수하게 웃긴다. <번호>, <변기>, <휴가>, <경지>, <중 제 머리 깎기>, <수영>, <윗도리>.

2. 뜻 있게 웃긴다. <아르카디아의 게>, <아름다운 아름다움의 아름다운 아름다움>, <무도(無道)의 도(道)>, <세상에서 가장 슬픈 눈사람>.

3. 사회 현실을 비꼬면서 웃긴다. <재미나는 인생2-뇌물에 관하여>, <암행>, <세계화>, <재미나는 인생3-폭력에 관하여>.

4. 잡다한 지식과 언어 유희로 웃긴다. <재미나는 인생1-거짓말에 관하여>, <시간과의 연애>, <몰두>, <장수>.

5. 썰렁한 우스개. <고독>, <성탄목>, <TV요리사>, <아빠>, <외로운 사냥꾼>, <고수>, <자두가 붉은 뜻은>, <완전주의자를 위하여>, <'어이'를 위하여>, <당신 몇 살이야>.

6. 수필인지 소설인지. <나, 혼자서 가본 곳>.

7. 작가 후기마저 웃기게도 작품으로 만들었다. <우렁각시에게-序 跋 後記 解題 異論을 대신하여>.

그러니까, 다시 말해, 요약하자면, 결국에는, 한 마디로 말해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긴다.

성석제도 자신의 소설이 웃긴다는 것을 잘 아는 듯. 마지막에 있는 <우렁각시에게>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쓰고 내가 읽고 내가 웃는다는 건 실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그게 재미있어서 나는 가끔 내가 쓴 걸 읽어본다. 읽다보면 내가 빠진다. 누가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써서 나를 감득하게 하는가. 바로 나다. 그 소설을 어떤 이유로 어떻게 썼는가를 모르는 나다. 내가 쓴 걸 잊어먹고 거 참, 웃기는 자식이네."(187쪽)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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