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궁의 묘성 1 - 6점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창해
 
아사다 지로가 쓰기에는 소재가 뜻밖이라서 집어 들었습니다. 중국 역사, 그것도 청나라 말기 혼란기에 대해서 왜 쓰려는 것일까. 읽기 시작하자 작가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말투를 한문 삼국지 투의 역사 소설로 조금 바꾸었을 뿐, 그 외는 똑같습니다.

과거에 급제해서 출세하려는 양문수. 작가의 분신이죠.
 
가난하고 비천한 출신임에도 출세를 꿈꾸는 이춘운. 1장까지만 읽었습니다. 분위기 보니까 환관으로 출세할 모양이네요. 몰락했던 자신의 울분을 이 인물로 풀어내겠죠.
 
점성술사 백태태. 이 인물에 자신의 이야기 솜씨를 마음껏 펼쳐 놓았군요.
 
주인공 외의 인물들을 공평하게 대하면서 그들의 과거를 낱낱이 밝히며 이야기를 천천히 진행시킵니다. 이야기 방식은 익숙한 거라서 잘 읽히네요.

이 재미있는 소설을 1장 남짓 읽고 멈췄습니다. 작가가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꾸며낼지 궁금하지 않았거든요. 낭만주의 표현과 사람은 선하다는 밑도 끝도 없는 믿음은 그다지 공감이 안 되더군요. 영화라면 아마 눈물 펑펑 흘리면서 끝까지 봤겠지만, 책이라서 멈출 수 있었죠.

과거 제도와 풍습에 대한 자료 조사가 보통이 아니네요. 철저한 자료 조사는 프로급입니다. 소설을 자료만 갖고 쓰는 건 아니죠.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솜씨도 수준급입니다. 소설이 이야기 실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죠. 문장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습니다. 소설이 문장만 있다고 되는 건 아니죠. 자료조사, 이야기 솜씨, 문장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거죠.

아사다 지로는 안정적으로 기존 소설 이야기 방식을 잘 살려서 흥미롭게 쓰죠. 철저한 조사와 구수한 입담에 인본주의까지.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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