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바스켓 Baskets 1화 2화 3화 리뷰 - 진지하게 광대가 되고 싶은 사람의 루저 코미디 루이스 C. K. 자흐 갈리피아나키스

미드 바스켓은 루저 인생살이 드라마입니다.

1화의 위대한 임무(?)라는 게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해 결혼한 프랑스 여자한테 HBO 시청료 40달러를 주기 위해 고전분투한다는 겁니다. 2화는 신입 로데오 광대한테 광대 연기를 가르친다는 얘기입니다. 돈은 떨어지고 싸구려 모텔 임대료를 못 내서 쫓겨나고 살 곳을 찾아 돌아다닙니다. 3화는 프랑스 여자의 애인이랑 경쟁하는 거고요. 네, 다 한심합니다.

1화 첫 장면을 보고서, 이거 너무 진지한 드라마일 것 같아서 그만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배우도 그렇고 계속 나오는 장면들은 코미디인 것이 분명했거든요. 그래서 참고서 조금 더 봤습니다. 1화 파일럿은 어느 정도 인내하고서 봐야 하잖아요.

드라마 이야기 설정은 이렇습니다. 광대가 되기 위해 프랑스 유학까지 갔던 사람이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불어를 전혀 못해요, 미국으로 되돌아가서 로데오 광대를 한다는 것입니다.

로데오 광대는 광대라기보다는 스턴트에 가깝네요. 목숨 걸고 하는 일입니다. 사나운 황소한테 훅 가면 인생 끝나는 거죠. 급여가 높지도 않네요. 드라마 상에서는 시간당 4달러 받는다고 하네요. 대개들 잠깐 일하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이걸 전문직업으로 진지하게 하겠다고요?

주인공 칩 바켓은 웃기기보다는 비참해 보이는데요. 우울한 코미디랄까.

쌍둥이 형인지 동생인지 데일 바켓이 있는데 완전히 대조적입니다. 성공한 사람이죠. 돈 많이 벌고요. 매니저 교육 사업을 하네요. 글쎄요, 제 기준으로 봐서 짜증나는 인간이지만, 사회적 기준으로 봐서는 잘난 년놈인 거죠. 그런 인간들 밑에서 일을 했던 게 지난 제 인생이었죠. 월급쟁이 직장생활이 대개 그렇죠.

도대체 이런 극한 루저 우울 코미디를 누가 만든 것일까요? 엔딩 크레딧에 나오네요. 작가들 이름에 루이스 C. K. 가 보입니다. 극본 쓴 사람이 4차원 루저 이야기 전문이니, 이런 게 나오는 거죠. 책임 프로듀서가 루이스예요.

루이스 C. K.의 코미디는 가끔 엄청 철학적이면서 깊은 우수에 빠져 버려요. 광대의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바켓을 보고 있으면, 인생은 눈물에 젖은 빵조각이죠.

이 드라마 상황은 눈물 나면서도 웃기는 인생을 보여줍니다. 인생이 비극적인 희극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칩 바켓처럼 살기 때문이죠. 꿈은 높지만 인생은 시궁창인 거죠.

꿈을 포기하고 희망 같은 걸 하나도 없이 그냥 살면 이야기는 없어요. 그냥 현실에 적응해서 살면 그만이니까 여기에 무슨 갈등이니 사건이 있겠어요. 꿈을 포기하지 않으니까 인생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눈물이 흐르고 웃음이 나는 것이죠.

1화의 진지한 설정을 지나 2,3화 전개는 그냥 루저 코미디로 갔죠. 그리고 계속 그럴 거 같고요. 나쁘진 않은데, 1화에 비하면 허탈하죠.

자흐 갈리피아나키스가 1인 2역 잘하네요.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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