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 카메론 크로우 감독, 맷 데이먼 외 출연/20세기폭스 |
예전에 반디라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거기 영화에 대해 몇 줄 감상을 적어 놓곤 했었다. 이 사이트는 망해서 폐쇄를 했다. 나는 서둘러 자체 백업을 했는데, 그게 뭐였냐면 화면 캡처였다. 그리고 한동안 이걸 백업해 두었다는 걸 잊고 지냈다.
이제 그 백업 글을 블로그에 실으려고 봤는데,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리뷰는 아주 짧게 적혀 있었다. 이렇게...
그냥저냥 가족 코미디 영화려니 싶어 별 생각 없이 보다가, 딱 하니 마지막에 한 방이 있을 줄이야. 마지막 3분에 반했다. 사소하지만 소중한 수간, 나도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
이 두 줄짜리 메모, 내가 쓴 글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음에 놀라웠다.
일단, 반했다는 마지막 3분은 무슨 장면이었을까?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유튜브로 We Bought A Zoo 검색해서 알아냈다. 바로 아래 장면이다. 이제 기억난다.
남자 주인공이 자녀들한테 아내를 만난 첫순간과 처음 나눈 대화를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사실 어찌 보면 참 시시하기 짝이 없는 추억의 한도막이다. 하지만 이 한 장면으로 그의 인생은 물론이고 그의 자녀들이 삶이 결정된 것이다. 운명이란 그렇게 한 순간에 생겨난다.
둘째,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데, 도대체 지금껏 왜 안 쓰고 있나?
나는 다른 종류의 이야기에 매혹되어 있었고 내가 정작 쓰고 싶은 것이 뭔지는 관심이 없었다. 아니 이야기 쓰기 자체에 흥미를 잃었다.
여전히 내가 쓰고 싶다는 것과 내가 실제로 쓸 수 있는 것에는 상당한 간격이 있다. 아니, 거의 일치하지 않는 듯 보인다.
나는 여전히 무슨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모르겠다. 아니 쓰고 싶은 이야기 자체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겠다.
세월은 흐르고 기록은 정지해 있었다.
옛날에 쓴 영화 감상문 몇 줄이 현재의 나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을 하고 싶었는가?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가?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엘 패닝. 볼 배우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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