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nie-The-Pooh (Paperback) - 10점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Puffin

 

 

 

이 책은 페이퍼백 원서로 사서 읽었다. 제일 싸다. 표지는 컬러지만 삽화는 흑백이다. 예스러운 맛이 난다. 글씨체도 투박하고 굵은 옛날 인쇄체다.

 

삽화가 컬러인 책은 더 비싸고 종이도 더 좋고 글씨체도 더 선명하다. 컬러 삽화로 읽으려는 분은 아래 책을 사라.

 

Winnie-the-Pooh (Paperback) - 10점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Egmont

 

80주년 기념 하드커버 컬러 책도 있다.

 

Winnie-The-Pooh (Hardcover, 80th, Anniversary) - 10점
A. A. Milne/Dutton Childrens Books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설명을 덧붙이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짓인지도 모른다. 나의 경우 어른이 돼서야 이 책을 통독했다는 점에서 특이하니까 이에 대해서 적어 볼까 한다.

 

위니 더 푸는 어린 시절 디즈니 만화영화로 잠깐 보다가 재미없다고 생각했었다. 가끔 푸 인형을 보긴 했지만 역시 별로 관심이 없었다. 조카 아이가 워낙 이 인형을 좋아해서 같이 놀아주는 정도였다. 빨간 윗도리만 걸친 뚱보 곰인형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삼촌이랑 인형 놀이하는 게 즐거운 모양이다 싶었다.

 

도서관 아동실에 가서 번역서를 읽어봤는데, 읽다가 졸려서 잤다. 어찌나 민망한지. 침까지 흘리면서 푹신한 소파에 앉은 채로 책 펼쳐 놓고 잤으니. 번역 문제라고 항변하려고 했으나 주변에 마침 사람이 없었다. 얼마나 고마운지. 

 

곰돌이 푸우는 아무도 못 말려 - 10점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조경숙 옮김/길벗어린이

 

영어 원서와 같은 삽화가 있는 책이다.

 

곰돌이 푸우 이야기 (문고판) - 10점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네버엔딩스토리
곰돌이 푸우 이야기 - 10점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전하림 옮김/보물창고

 

드디어 원서를 구입해서 읽어냈다. 안 졸렸다. 어린이 책이지만 역시 원서라서 읽기 만만치 않았다. 물론 어른용 소설책보다는 쉬웠지만 말이다. 시험용 영어 단어만 잘 알고 있으니 시험에 안 나오는 영어 단어는 모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문장 구조가 간결하고 쉬운 편이 아니었다. 밀른은 수필에서건 소설에서건 그 특유의 장황한 농담을 하기 때문에 길고 종종 꼬여 있고 뒤틀려 있다. 동화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위니 더 푸 이야기는 숲 속 동물 이야기로만 알았다. 곰, 토끼, 당나귀, 부엉이, 돼지, 캥거루. 나오는 캐릭터가 동물이니까 동물 이야기 맞잖아?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봐도 큰 문제는 없지만, '위니 더 푸'는 장난감 이야기다.

 

'위니 더 푸'는 동물 장난감 이야기다. 동물 인형이 말을 하고 움직인다. 우리가 아는 그 '토이 스토리'는 아니다. 장난감끼리만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밀른은 아이의 상상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가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린 시절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이 이야기는 말짱 거짓말임을 시작과 끝에 명백하게 밝혀 놓았다. 작가 자신의 아들이 등장해서 곰인형을 데리고 쿵쿵 계단을 내려오는 것이 시작이고 다시 인형을 데리고 쿵쿵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끝이다. 아이가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자 밀른은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이 가지고 놀던 동물인형 장난감들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밀른답게 밝은 웃음과 여유로운 농담이 따사로운 햇살처럼 쏟아진다. 연필 강도를 뜻하는 B, HB, BB로 이야기 끝까지 웃겨준다. 썰렁 개그 같기도 한데, 그래도 분위기가 워낙 따뜻해서 춥진 않다.

 

총 열 편의 짤막한 이야기들이 연재 형식으로 이어져 나온다. 멍청한 곰 푸의 위대한(?) 모험 이야기랄까. 우울한 당나귀 이요르의 꼬리를 찾아다 주고, 불어난 강물에 둘러싸인 겁많은 아기돼지 피글렛을 구출한다. 북극(?) 탐험에도 나서 정복(?)한다. 곰돌이 푸는 나름 시인이라서 시를 지어 주변 이들한테 들려준다.

 

그 유명한 호랑이 티거는 이 책이 아니라 후속작 The House at Pooh Corner에 나온다. 밀른이 이야기로 쓴 책은 그렇게 딱 두 권이다. 나머지 두 권은 시집이다. 푸 이야기 책이 하나 더 있는데, 이는 밀른이 쓴 게 아니라 저작권자 허락을 받아 다른 사람이 쓴 것이다.

 

표지에서 알 수 있듯, 위니 더 푸는 아무런 옷도 입고 있지 않다. 빨간 셔츠를 걸친 것은 디즈니 만화영화에서부터다.

 

201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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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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