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는 동안 - 6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황금가지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완전판 1 빛이 있는 동안 리뷰

While The Light Lasts and Other Stories (1997)

 

단편 9편 모음집이다. 추리소설이 아니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과 푸아로 출연작을 섞어 놓았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여러 작품을 골고루 모은 '유작 소설집'으로 기획한 모양새다. 초기 습작이 많은 편이다.

 

기대보다는 '심하게' 별로다. 그 유명한 '빅 포'랑 막상막하다. 기대 수준을 낮춰라.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독자로서 순례하는 기분으로 책을 펴라. 작가를 사랑하다면 그의 졸작이며 초기작에 별별 잡글까지 다 읽어치울 수 있으니.

 

 

꿈의 집 The House of Dreams - 공포소설 / 초기 습작의 개작

 

초기 습작인 아름다운 집 The House of Beauty 을 개작한 소설이다. 별로다. 문장력은 초기 때나 전성기 때나 별 차이가 없다. 문장은 왜 그리 잘 쓰지 못하느냐고 면박을 줬다면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은 나오지 못했으리라. 애거서는 반전 플롯의 장인이지 세련된 문장의 작가는 아니었다.

 

이든 필포츠라는 소설가를 아는가?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나 알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작가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필포츠가 애거서의 이웃이었다. 이제 막 글을 끄적이며 소설이랍시고 본인이 생각해도 "따분하기 이를 데 없는"(41쪽) 글을 당시에 명성이 자자했던 소설가가 읽어주며 충고를 해 줬다. 애거서는 "오직 격려만을 해주었을 뿐 비판을 삼갔던 그의 사려에 나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41쪽)고 한다.

 

 

여배우 The Actress - 추리소설 / 초기 미스터리 작품

 

여배우가 몸소 추리소설의 고전 트릭인 '1인2역 연기의 신'을 선보인다. 반전 트릭의 기본 설계도로 보인다. 이 소설은 반전 트릭을 쉽게 볼 수 있으나 트릭 구조가 복잡하고 정교해진 소설들에서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칼날 The Edge - 심리소설 / 본인 실종 사건에 대한 암시 / 삼각관계

 

불륜 이야기인데, 날카로운 삼각관계에서 두 여자가 서로 극단에 이른다. 볼품없는 범작이지만, 작가 본인 이야기를  담았으리라 추측된다. 지금까지도 애거서 크리스티 실종 사건은 수수께끼인데, 남편 아처볼드 크리스티가 바람피운 것에 대한 화풀이였을 가능성이 높다. 소심한 성격이었던 애거서는 울분을 참을 수 없었고 이를 소설 쓰기와 자기 숨김으로 표출했던 듯 보인다.

 


크리스마스 모험 Christmas Adventure - 추리소설 / 푸아로 출연작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에 실렸던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의 원작인데, 개작은 분량을 늘려 중편으로 만들었다. 크리스마 푸딩을 먹지 말라는 경고 쪽지를 받은 푸아로! 푸아로가 아이들과 힘을 합쳐 보석 도둑을 잡는다는 이야기다. 자잘한 소품, 즐거운 반전, 연극적 함정이 재미있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읽어 줄만한 소설이다.

 

 
외로운 신 The Lonely God - 연애소설

 

작가 스스로 "딱하도록 감상적"이라고 했을 만큼 심하게 오글거리는 로맨스 공상이다. 르귄의 단편소설 '파리의 4월 April in Paris'이 생각난다. 재능이 있으나 외로운 남녀의 사랑. 가볍게 읽고 끝에 웃을 수 있다.

 


맨 섬의 황금 Manx Gold - 추리소설 / 보물 찾기 게임

 

보물찾기 이야기다. 유서/유산 찾기 이야기는 크리스티가 종종 다루긴 하지만, 가장 비슷한 소설은 '괴상한 장난 Strange Jest'인 듯, 이 소설처럼 본격적으로 보물 찾기만을 다룬 작품은 없었다.

 

맨 섬의 관광 진흥을 위해서 '맨 섬 보물 찾기 대회'를 열고 신문에 단서를 발표하고 이 이야기를 애거서 크리스티가 쓰는 식이었단다. 크리스티 여사는 행사 주최자와 상의를 해서 여러 단서와 보물을 묻을 장소를 정했다고.

 

실제 보물은 제목처럼 황금은 아니었다. 행사 주최자인 앨더맨 크루컬의 서명이 들어 있는 서류였고 그 서류가 코담뱃갑 안에 있었다고. 그걸 가지고 시청 담당자한테 가져 가면 돈을 받는 식이었다.

 

해설에 따르면, 이 행사가 성공적이었는지 알 수는 없다고 한다. 섬 주민은 보물찾기에 참여할 수 없게 하자, 화가 난 몇몇 사람들이 가짜 힌트와 가짜 보물을 만들어 방해를 하기도 했단다.

 


벽 속에서 Within a Wall - 연애소설 / 삼각관계

 

화가, 화가 부인, 화가가 그리는 여자. 이런 삼각관계다. 범작이라서 딱히 더 내용을 자세히 언급할 마음은 없다. 이런 삼각관계를 가져다 쓴 장편소설 '다섯 마리 아기 돼지(황금가지)/회상 속의 살인(해문)'이라는 걸작을 만들어낸다. 천하의 애거서 크리스티도 초창기 습작은 별 볼 일 없다. 

 


바그다드 궤짝의 수수께끼 The Mystery of the Baghdad Chest - 추리소설 / 푸아로 출연작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에 실렸던 '스페인 궤짝의 비밀'의 원작인데 거의 똑같다. 개작된 소설은 미스 레몬이 나오는 3인칭 관점으로, 원작은 헤이스팅스 1인칭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다. 기계적 트릭인데, 알면 무척 허탈하다. 알기 전에는 참으로 신비롭게 느껴진다. 


 

빛이 있는 동안 While the Light Lasts - 연애소설 / 삼각관계

 

진부한 소설이다. 발표 당시에 전쟁통에 흔히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다. 가난하지만 착한 남자랑 결혼한 여자. 전쟁이 일어난다. 남편이 전사하자, 돈 많은 남자한테 시집간다. 여자는 더럽게 비싼 다이아몬드를 선물로 받고 부자 남편이 좋아하는 담배 농장으로 놀러간다. 그곳에 참으로 우연하고도 전남편을 만난다. 그는 멀쩡하게 살아돌아왔으나 예전보다 더 가난하고 흑인 같은 외모에 다리까지 전다. 여자는 다시 시작하자는 전 남편의 제의를 임신했다는 거짓말로 거절한다. 가난하지만 착한 남자는 절망하고서 자살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초기작, 습작, 범작, 졸작,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읽는 재미가 나름 솔솔하네. 다시 한 번 경고하는데, 기대 수준을 낮춰 읽어야 한다. 다시 훑어보니, 삼각관계를 다룬 소설이 3편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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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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