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 10점
G. K. 체스터튼 지음, 봉명화 옮김/북하우스

 

  

체스터튼은 문장을 회화 그림처럼 그리고 색칠하듯 쓴다. 인물과 공간 묘사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사건 전개보다는 그런 묘사 문장이 반 이상 차지해 버린다. 수수께끼 풀이에 집중하려는 추리소설 독자 입장에서는 이런 문장은 비경제적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읽기를 방해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처럼 단순하고 간단하게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게 읽힌다.

 

반면, 단편소설이라는 한정된 양 안에서 반전을 노리기 때문에 복잡한 트릭은 거의 없다. 너무 단순해서 읽고나면 허탈하고 뭔가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아쉬울 지경이다.

 

너무나도 이상하고 엉뚱하고 비상적인 현상을 제시하고 난 후에 명백하고 단순하고 상식적인 해결을 보여준다.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 대부분이 상식적으로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역이용하는 트릭이다. 가문의 저주, 무용담, 전설, 부두교, 소문 등 일상적으로 그렇게들 생각하는 것이 실은 전혀 그렇지 않거나 정반대의 진실이 들어난다.

 

'브라운 신부의 옛날 이야기'는 아주 기이한 죽음을 보여준다. 머리에 한 개의 총알이, 그리고 또 견대에 또 한 개의 총알이 뚫고 간 구멍이 있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브라운 신부는 들은 이야기만으로 수수께끼를 간단명료하게 풀어낸다.



 

채스터튼은 이 책에 실린 '추리소설의 옹호'에서 추리소설이 단지 저급대중문학이 아니라 예술적이기에 사람들에게 읽히고 인기가 있다고 주장한다. "추리소설의 제일 중요한 가치는 현대인의 삶에서 시적인 면을 표현해주고 있는 유일한 대중문학이면서 가장 초기형태라는 데 있다." 추리소설이 시적이다? 묘사적이라는 뜻인 듯하다. "위대한 작가들은 고양이의 눈과 같이 거대한 도시의 눈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과 감동적인 분위기를 글로 옮기는 일"을 한다. 추리소설만 그렇다기보다는 소설 자체가 그렇지 않나? 그다지 공감이 안 된다. 추리소설이 "로망스에서의 성공적인 기사 수업"처럼 사회 정의 수행자로서의 모험담이라는 주장은 공감할 수 있었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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