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머쉰

The Machine 
7
감독
카라독 W. 제임스
출연
토비 스티븐스, 케이티 로츠, 데니스 로슨, 샘 하젤딘, 리 니콜라스 해리스
정보
SF, 스릴러 | 영국 | 90 분 | -
글쓴이 평점  

 

 

 

에스에프 영화를 모처럼 봤네요. 특히, 인조인간을 다룬 영화는 오랜만입니다.

 

병든 딸을 위한 치료비 때문에 인조인간을 만들어 무기로 쓰려는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아버지 빈센트는, 부상을 심하게 당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중입니다.

 

빈센트는 오렌지라는 기계한테 감정 질문으로 오류를 내게 합니다. "오렌지, 너는 기계지만 나는 너를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죠. 따라서 기계는 논리적인 답변으로 "나는 기계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오렌지, 병원 복도와 당나귀 엉덩이 중에서 어떤 냄새가 더 낫지?" 감각은 논리가 아니죠. 그러자 오렌지 기계가 대답합니다. "당나귀 엉덩이? 그게 무슨 말이죠." 감각 선택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못합니다. 계속 기계는 "나는 기계가 아니야."라고만 답합니다. 오류가 난 거죠.

 

기계는 논리만 있고 감정이 없어서 힘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매번 실험에서 사고가 나죠. 제어가 안 되는 인조인간은 쓸모가 없습니다.

 

게다가 그 논리라는 게 완벽하지 못합니다. 모순된 논리를 만드는 것은 아주 쉽죠. 사람은 논리적으로 모순되고 불합리한 현실에서 살아남는 것은 논리와 감정을 적절하게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지나치게 논리적이면 극단적인 행동을 하죠. 그러면 살인이나 자살에 이르기 쉽습니다. 요즘 제가 읽고 있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죄와 벌'의 주인공 로쟈가 그렇죠. 논리적으로만 보자면 로쟈가 전당포 여주인을 죽이는 것은 전적으로 옳습니다. 하지만 인간적인 관점에서는 그래서는 안 되죠. 작가는 그 둘의 갈등 심리를 묘파해냅니다. 책 얘기는 책 포스팅에서 하고요. 다시 영화로 돌아가죠.

 

그렇게 실험이 실패를 거듭하는 중에 인간의 감정과 의식을 상당히 따라잡은 기술을 선보이는 에바가 나타납니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기 학습을 통해 감정을 말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계입니다. 감정 질문에 감정으로 대답하죠. 논리가 아니라요. 감수성이 물씬 풍기듯 말을 기계가 하네요. "창문은 아름다우며 당신을 외롭지 않게 해줍니다."

 

아, 그렇다고 남자들이 눈치없이 여자의 감정 공감 질문(나 살 찐 거 같지?)에 논리적 해결책(그럼 살 빼!)을 제시한다고 해서 남자가 기계는 아닙니다. :-) 눈치가 없는 것뿐입니다. 남자 바람둥이나 애처가들은 논리적으로 틀린 말이지만 여자의 감정 공감(무슨 소리야. 예전보다 여위었구만.)을 잘해주죠.

 

에바는 발탁이 되서 빈센트와 함께 정부의 연구소로 들어갑니다. 뇌를 제외하고는 인공 인체는 완벽하게 재현한 기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미완성입니다. 아직도 의식, 영혼, 자아를 만들어내진 못하죠.

 

그러던 중 에바는 사고로 죽게 되고 빈센트는 에바를 기초로 기계를 만듭니다. 드디어 인간다운 인조인간을 완성합니다. 하지만 무기로 인조인간을 쓰려는 정부 인사 톰슨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인조인간 에바를 살인병기로 쓰려고 하는데 죽이라는 명령을 거부하며 지나치게 인간적인 겁니다. 두려워하고 외로워하고 고뇌하고 사랑합니다.

 

빈센트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딸이냐, 인조인간의 의식이냐. 여기서 나름 반전도 있고요. 대단한 재미를 줄 정도의 반전은 아닙니다만.

 

영화는 인간다운 인조인간 에바와 빈센트의 인간다운 행동을 지지합니다.

 

잔잔한 감동 드라마입니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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