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내 폭풍 - 10점
에릭 마이젤 & 앤 마이젤 지음, 한상연 옮김/예문

 

 

내가 소설을 왜 어떻게 썼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예전에는 소설 창작 관련 서적을 한 권도 안 읽었는데도 장편소설을 써냈는데, 지금은 온갖 창작 관련 책과 글쓰기 책을 수십 권 읽어댔어도 소설을 한 문장도 쓰지 못한다. 왜 그런지 알지 못했다. 그랬었다. 이젠 알았다. 이 책 [뇌대 폭풍]은 벼락같은 깨달음을 주었다.

 

소설을 쓰겠다는 생각만 많고 정작 소설을 못 쓰는 이유를 대개들 생계 문제로 치부한다. 하지만 그건 내겐 설득력이 없다. 내겐 생계를 위해 일하지 않아도 이삼 년 동안 먹고사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만큼의 충분한 돈이 있다. 이 돈은 소설이 써진 그해 1993년에 '나를 위한 미래 창작 지원금'이라 스스로 이름을 붙이고 꾸준히 모은 것이다. 2013년, 그 돈은 계속 쌓여만 간다.
 
왜 소설이 안 써지나? 뭐가 문제일까?

 

소설이 써진 그때는 지금보다 돈이 더 없었고 읽은 책은 더더욱 적었으며 몸은 아파서 외출을 삼갈 정도였다. 그런데도 수많은 글을 써냈다. 지금은 돈이 있고 읽은 책이 많고 몸은 건강한데도 소설을 한 줄도 못 쓰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오랜 의문의 답은 서점에 이 책의 표지에 있는 한 문장에 써 있었다. "생산적 강박관념은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일을 위해 뇌를 동원한다'는 말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강박관념! 그렇다, 나는 바로 그 상태에서 어떻게든 소설을 완성해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지금은 어떠한가? 직장 일에 결혼 문제에 주변 자잘한 잡일에 시간과 정신을 쓰고 남는 시간에는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고작이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이 안 된다. 아니 좋아하는 일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싫은 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날마다 욕을 하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강박관념은 대체로 좋지 못한 뜻으로 쓰인다. 어딘지 모르게 비정상적인 상태로 보인다. 일상적인 상태는 분명 아니다. 대충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고도의 집중적 관심과 열정적 노력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의미가 있는 무엇을 하려는 강박관념은 '생산적 강박관념'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마음의 안정된 집중 속에서 그 어떤 어려움도 그 어떤 실패에도 굴하지 않게 된다.

 

열정은 당신이 어떤 것에 대해서 관심을 비정상적이라고 할 만큼 많이 가질 때 나타난다. 관심이 클수록 그만큼 철저하게 몰입하게 되고, 행복하고 충만한 만족감의 강박관념 상태로 나타난다.

 

그냥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미치도록 좋아해서 강박관념이 될 지경에 이를 정도여야 남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온통 하나에 모은 것이다. 돋보기가 초점을 맞추면 종이를 불태울 정도로 열을 낼 수 있듯 말이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은 지능이 아니라 집중된 관심이었을 뿐이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내가 나만의 생각을 갖게 된 것은 나 자신을 성찰하면서 호기심, 집념, 끈질긴 인내심을 발휘한 덕분이다."

 

내가 다시 소설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에 대한 집중적 관심과 지속적 흥미 속에서 고독의 몰입 상태인 '생산적 강박'에 빠지면 되는 것이다. 무엇을 해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몰입된 관심이었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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