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 10점
래리 워쇼스키 외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그동안 화려한 볼거리에 마음이 빼앗겨 정작 이야기의 핵심을 놓치고 있었다. 이야기의 결론, 혹은 주장하는 바가 뭔데? 한 번도 그런 질문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재미있었으니까. 허나, 뭔가 부족했다. 왜 이 영화가 그리도 마음에 드는가?

이야기의 뼈대는 '과연 주인공이 예언에서 말하는 바로 '그 구원자'인가?'이다. 영화는 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이다. 앤더슨은 매트릭스라는 가상 세계를 이해하고 차츰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된다. 마침내 유일자 네오가 된다. 앤더슨은 처음에 자신이 '그 유일자'임을 믿지 못한다. 나는 할 수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렇게 행동한다.

성경에 나오는 모세처럼 말이다. 하나님이 아무리 "네가 할 수 있다니까, 내가 하라는 대로 해 봐. 너랑 함께 할 거야. 걱정을 마라. 아, 좀 믿어 보라니까." 해도 모세는 "정말 제가 그렇게 할 수 있어요? 그게 정말 가능해요?"라고 되묻는다.

첫 시험에서 주인공은 탈락한다. 요원들한테 잡힐 것인가, 건물 밖 아슬아슬한 곳을 통과해서 도망칠 것인가. 주인공은 창문 밖으로 나가는 걸 시도해 보지만 이내 "나는 할 수 없어."하고 말하고는 체포당한다.

빨간 약 먹고 매트릭스의 정체를 알게 된 후에도, 자신이 실제가 아닌 가상 세계에 살았었다는 걸 인정하지 못한다. 부정하려 든다.

둘째 테스트는 모피어스와 대결이다. 매트릭스를 이해하는 힌트가 나온다. "내가 매트릭스에서 숨을 쉬는 것 같아?" 여기서는 생각으로 모든 것이 실현되는 곳이다. 그러니 자신이 상대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하는 방법이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이를 이해한 네오는 무술 실력에서 모피어스 능가하게 된다.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알아라." 고층 건물을 건너 뛰는 테스트에서 네오는 실패한다. 아직도 자신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어느 정도의 능력이 있는지 짐작도 못한다. 입으로는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정작 믿지 않았으니, 할 수 없었다. 무모했으므로, 부상을 당한다.

네오는 예언자 오라클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매트릭스를 이해하는 두 번째 힌트가 나온다. 한 아이가 숟가락을 구부린다. 아무런 힘도 가하지 않고서! "스픈은 없어요. 나 자신이 휘는 거예요."

남을 구하려고 자신을 위험에 처하게 할 때, 비로소 네오는 자신을 알게 된다. 모피어스를 자신이 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객관적으로 들어난 상황으로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는 주관적 확신으로 행동한다. 그는 안다. "숟가락 따위는 없다. 내 마음이 있을 뿐이다." 이제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행한다. 길을 단순히 아는 것과 그 길을 직접 걷는 것은 다르다. 단지 아는 것과 아는 것을 행하는 것은 다르다.

우리는 생각의 힘을 가볍게 여긴다.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냐. 우습게도 남이 나한테 "넌 안 돼." 하고 하면 철석같이 믿는다. 의심을 전혀 하지 않는다. 너한테는 재능이 없다고 하면 정말인 줄 알고 다시는 시도하지 않는다. 반대로, 현실적으로 나타난 증거가 하나도 없는데도 "너한테는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할 수 있어." 하면 죽어라고 될 때까지 노력한다. 그리고는 자신한테 재능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과연 어떤 것이 실제인가? 우리는 남이 하는 말로 만든 가상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진실을 보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이 하라. 자기 자신을 알라. 그리고 할 수 있음을 믿어라.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감성호랑이 2011.08.28 17: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 수 있음을 믿으라..음- 의미심장한데요-ㅎ

  2. 에바흐 2011.08.28 1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걸작이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