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스틱 맨 - 4점
리들리 스코트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Nicolas Cage)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내 성격이 급한 탓일까. 진행이 느릿한 이야기를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다. 그래도 다 읽어치우고 다 봐 버리는 근성은 여전하다만. 이런 식의 미적지근한 감동은 별로다. 나쁘진 않다. 아주 좋지도 않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대단하다. 이 정도 실력이면 어떤 배역을 맡겨도 안심이겠다. 이 놀라운 재능에 맞게 아주 특이하고 희안한 캐릭터를 만들어다 주고 싶다. 이 영화 주인공도 만만치 않게 독특해서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터인데, 천연덕스럽게도 자연스럽다. 상대 여자 배우와 잘 놀아준다. 둘이 신났다.

주인공은 사기꾼이라는 점만 빼면 딱 몽크다.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문은 꼭 세 번씩 열고 닫아 확인한다. 카펫은 언제나 깨끗하다. 그럼에도 담배를 피운다? 이건 아니잖아. 그렇게 깔끔 강박증이 있는 사람이 담배를 피운다는 게 나로서는 용납이 안 되는 설정이었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흐른다.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지난 연애 얘기를 한다. 딱 한 번 관계를 가져던 여자가 있었다는 걸 기억해낸다. 임신했었고 지금쯤이면 그 아이가 꽤 컸으리라. 인간관계를 회복하라는 의사의 충고에 따라 전화를 걸지만 차마 직접 전화로 말을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의사한테 대신 좀 전화해달라고 부탁한다.

정신과 의사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 여인은 당신을 만나길 거부하지만 소녀는 당신을 보고 싶단다. 하여, 드디어 딸을 보러 간다. 만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새록새록 정이 쌓인다. 사기 치는 법을 가르쳐주는데, 피는 못 속인다고 지 애비를 능가한다. 이번 큰 건수 하나를 마치면 이참에 모든 걸 정리하고 딸과 오순도순 잘 살으리라.

이 영화는 알려진 대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반전에 반전? 감동을 위해 1년 후 장면이 흐른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 만남으로 화해하고 나머지 조각을 맞춰 끼운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지. 돈이 전부는 아니지. 가족이 중요하지.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