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4점
장정일 지음/마티

정정일의 독서일기는 책 읽는 이들의 필독서였다. 어서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거침없는 독설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았다.

세월은 흘러흘러 여덟 번째 책이 나왔다. 나왔는지도 몰랐다가 오늘에서야 가까스로 찾아내서 읽었다. 이 글을 쓰다가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 보니, 아홉 번째 책이 나왔다. 목차만 훑어 봤는데, 분위기는 이 책과 비슷하다. 왼쪽 빨간 언론사에 기고했던 글을 주섬주섬 모았다. '사회적 독서'라는 거창한 표어까지 달았다.

'독서일기'라고 쓰고 '시사평론'이라고 읽는다. 촛불집회, 6·2 지방선거, 천안함 침몰사건 등 옛날 신문을 읽는 기분이다. 일기의 틀거리가 없다. 글쓴이의 일상을 볼 수 없었다. 본문에 날짜가 없다.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고들 하지만, 그 길은 책 속으로 난 길이 아니라, 책의 가장자리와 현실의 가장자리 사이로 난 길이다."(11쪽)라며 변명의 소리를 중얼거리듯 써 놓았다.

현실 편향적 독서다. 이런 식이면 지은이가 바라는 '인터넷판 독서일기'로 가는 것이 맞다. 최신 시사에 맞춰 재빠르게 책을 칼과 방패 삼아 들고서 오른쪽 노란 또라이랑 싸워야지. 책과 서평이 현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이상만 나불대는 것은 분명 좋지 않다. 허나, 현실을 위해 서평과 책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모습도 좋다고 할 수 없다. 문제는 균형인데, 쉽지 않다.

그래도 장정일이다. 독서일기 1에 비하면 무척 약하다만 각 글의 끝에 붙은 한 방은 여전하다.

여기가 그의 블로그인 모양이다. 2010년 6월 4일 9개 글을 연속해서 포스팅한 후 침묵이다.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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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굴뚝 토끼 2011.08.04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장정일의 독서일기 팬입니다..^^

    한편으로 그 재주에 비해 너무 일찍 사그러든 작가가 아닌가해서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