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가지 책 100% 활용법 - 6점
우쓰데 마사미 지음, 김욱 옮김/북포스

책 읽기가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학교에서 배운 독서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야. 이 책의 대답이다. 지은이가 제시하는 독서법 88가지는 우리의 기존 상식을 뒤집는다.

책은 무엇인가? 교과서다. 수험서다. 혹은 소설이다. 가끔 업무나 집안일에 필요한 실용서다. 독서란 무엇인가? 공부다. 어떻게 읽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남김없이 한 번 읽으면 그만이다. 입문서부터 읽은 후에 차츰 수준이 높은 전문서를 읽어 나아간다. 책상에 앉아 조용히 하루종일 내내 읽는다. 이것이 책 읽기의 상식이고 정석이며 규범이다.

다운로드하듯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독서라는 생각에 매여 있으니 책 읽는 방법이 고리타분하다. 자신의 호기심, 문제의식, 경험이 책과 어울려 놀아 봤다면 과연 그렇게 읽겠는가. "책을 읽는 것은 나를 읽는 동시에 나를 변화시키는 행위입니다."(38쪽) 이른바 '공명'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계속 같은 결과가 나올 뿐이다. 다른 결과를 바란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 보자. 책 읽는 방법을 바꾸자. 책을 신나게 빠르게 많이 읽고 싶다면 청개구리가 되라. 빨리 읽어라. 이해 안 되면 일단 넘어가라. 여러 분야의 책을 동시에 여러 권 읽어라. 시간이 없다고? 하루 5분씩 읽어서 한 달에 한 권을 읽어라. 머리말과 맺음말이라도 읽어라. 전문서부터 읽고 이해가 안 되면 입문서로 가라.

자기 멋대로 읽으라는 말이 아니다. "독서에서 가장 주의할 것은 '내가 읽고 싶은 대로 읽는다'는 아집입니다."(142쪽) 잘 듣고 맞장구를 치는 것이 읽는 기술이란다.

의식의 화살표를 상대에게 돌려라. "중국에 다녀왔어." 하고 상대방이 말하면 "중국은 어땠어?" 하고 물어야지 대화가 된다. "나도 갔다 왔어." 하고 자신한테 말하면 상대는 할 말이 없게 되고 나는 들을 말이 없어진다. 따라서 상대방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대로 읽어야 내 생각의 틀이 바뀌고 넓어진다. 그래도 가려 읽어야 하지 않나. 아닌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아니다. "콩사탕이 싫어요." 이 말은 갑자기 왜 튀어나온 거야. "별사탕을 주세요." 건빵이 먹고 싶다.

자신한테 맞지 않다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을 억지로 따를 필요는 없다. 몇 번 시도해 보는 정도면 좋다. 그래서 잘 되면 계속 하고, 안 되면 안 하면 그만이다.

불필요한 쪽은 크게 X자를 그리라고 하는데, 평소 책에 메모는커녕 귀퉁이 접기도 안 하는 사람이 하기에는 무리다. '밑줄과 여백의 메모를 반복해서 읽기'는 하는 분을 종종 봤다. 책을 선물하거나 빌려주라는 충고는 어떤가. 나는 종종 그러는데, 책을 빌려주는니 성을 갈겠다는 이도 있다. 속독법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건너뛰고 읽었다.

읽기 힘든 책은 바라 보라는데, 헛소리다. 그래 봐야 여전히 읽기 어렵다. 그런 책은 차라리 수면제나 베개 대용으로 쓰는 것이 낫겠다.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추천한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도 괜찮다.

서평 블로그에 댓글을 달란다. 긴 글을 쓰긴 어렵지만 서평이나 책에 대해 한마디 쓰긴 쉽다. 요즘 인터넷에 보니까 네다섯 줄짜리 리뷰를 쓸 수 있는 서비스도 있더라. 트위터의 140자 서평도 좋을 듯.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전에는 책 맨 앞뒤 글씨 없는 부분에 독후감 쓰는 분을 봤다.

한 달에 열 권을 한꺼번에 사서 보란다. 일년이면 120만원이다. 비싼가? 하루 술값으로 그 정도 써 버리는 사람을 봤는데, 별로 아까워 하지 않더라. 술 좋으면 술 사 먹고, 책 좋으면 책 사서 읽자. 인생 뭐 있냐. 술은 술이요, 책은 책이다.

자기계발서 아무리 읽어도 소용없다고 푸념했더니, 우쓰데 마사미 씨가 충고한다. "자기계발서의 내용처럼 자신에게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한 번 읽고 끝나서는 안 됩니다. 처음 읽었을 때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 기분이 계속 지속되지 않기 때문입니다."(50쪽)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행동이 바뀔 때까지 매일 그 책과 만나야 합니다."(51쪽) 그런 거였군. 독종이 성공한다.

"독서는 단순히 책 읽기가 아닌 세계를 읽는 것이고, 사람을 읽는 것이고, 나의 삶을 읽는 것."(254쪽)이란다. 거창하다만, 결국 책 읽자는 소리다. 다음엔 뭘 읽지? 오늘도 고민이다. 밥 세끼 책 한 권은 언제나 일용할 양식이니.

Posted by 목소리 좋은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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