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데. 맞다, 흔히들 아는 그 창문을 열어다오의 세레나데다. 저녁에 창밖에서 남자가 애인한테 사랑한다며 연주하고 노래다. 요즘도 세레나데를 부르나. 이웃집에서 경찰에 신고할 게 뻔하다. 코미디 드라마에나 나올 풍경이다. 19세기 말 유럽에서는 흔한 광경이었다. 유행이었으니, 베토벤도 작곡을 시도하는데 고작 두 곡을 남겼다. 가벼운 형식의 음악에는 그다지 관심을 오래 두지 않았다.

작품 8번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를 위한 삼중주다.

시작과 끝이 행진곡풍이다. 당당하고 씩씩하다. 이렇게 말로만 들으면 세레나데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 들어보면 아주 적절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 혁신의 음악가답다. 

1악장은 행진곡을 서주로 한 후 곧이어 아다지오가 나타난다. 느리고 부드럽고 고요하다. 서주와는 성격이 반대다. 바이올린 선율이 매끄럽고 아름답다. 

2악장은 빠른 춤곡이다. 짧지만 경쾌한 속삭임이 귀를 사로잡는다. 

3악장은 베토벤 특유의 그 무거운 진지함이 흐르더니, 어느새 밝고 빠른 음악으로 돌변한다. 다시 그 조금 으시시한 분위기로 되돌아간다. 이를 왔다갔다 반복한다. 특이하다. 이상한 조합이라 괴상하게 들릴 듯하지만 자연스럽다. 

4악장은 알라 폴라카다. 폴란드풍이다. 

5악장은 변주곡이다. 우아한 주제를 5번 변주한다. 짜짠짜 짜아안, 베토벤다운 변주가 돋보인다. 나머지 변주는 평범하다. 코다는 행진곡이다. 1악장 그 서주를 반복하여 마무리한다. 밤밤바아암. 베토벤의 재롱이다. 귀엽다. 

흔하고 평범한 음악의 가운데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하게 찔러 넣는다. 기존 형식의 변화를 시도한다. 베토벤이 왜 여전히 우리의 관심을 받는지 여기에서 알 수 있다. 그는 끝없는 혁신을 시도했다. 현재에 안주하려는 모든 이의 가슴에 도전하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Posted by 빅보이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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